3년 만에 또…광주 도시철도2호선 상수도관 파열
수돗물 9000여t 지상 솟구쳐…금호동 도로·상가 침수
주민들 불안감 확산…"원인 분석 등 근본 대책 마련을"
입력 : 2025. 07. 31(목)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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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6시13분 광주 서구 금호동 도시철도 2호선 2공구 공사현장 내 상수도관이 파열돼 9000여t의 수돗물이 분출하면서 도로와 인근 상가가 침수됐다.


“잊을 만하니 또다시 터졌습니다.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광주 지하철 2호선 2공구 공사현장 인근에서 상수도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오전 6시13분 광주 서구 금호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

이날 2공구 내 상수도관이 파열돼 9000여t의 수돗물이 분출하면서 도로와 인근 상가가 침수됐다. 지름 600㎜ 상수도관의 접합부가 이탈하면서 막대한 양의 물이 분수처럼 하늘로 치솟아 도로에 쏟아졌고, 일대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음식점 내 식재료는 흘러들어 온 물로 사용도 하지 못하고 버려야 했고, 옷 가게의 물품은 모두 젖은 상태였다. 일부 상가의 경우 인도가 무너지면서 통행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인근 상인들은 빗자루 등을 이용해 가게 안으로 들어온 물을 빼내기 여념이 없었고, 몇몇 상인들은 물이 건물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모래주머니로 건물 입구를 막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터졌네, 또 터졌어’, ‘지하철 공사 때문에 뭔 난리여’ 등의 하소연을 하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상수도관 파열 후 1시간여 만인 오전 7시4분 수돗물 단수 조치를 취했다.

다행히 가정으로 직접 급수하는 수도관이 아닌 예비 용도의 수도관이 터져 실제 단수 피해를 입은 가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치솟은 물줄기는 몇 분 뒤 분수처럼 쏟아지며 사거리 도로 전체가 물에 잠겼고, 이내 인근 마트와 카페 등 상가로 물이 들이닥치는 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상수도관 파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상수도관 파열 사고가 발생한 곳은 지난 2023년 6월에도 똑같은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도 상수도 물이 솟구쳐나오면서 사거리 일대가 물에 잠겼고, 사고 발생 시간이 퇴근 시간과 겹치면서 교통 정체 등 불편이 컸었다.

앞서 이곳에서 500여m 떨어진 풍금사거리 주변 공사현장에서도 공사에 투입된 굴착 장비가 지하 매설 250㎜ 상수도관을 건드리면서 파손돼 누수가 발생했다.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편을 넘어 우려와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금호1동행정복지센터에서는 지하철 상수도관 파열에 따른 피해 상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김이강 서구청장을 비롯해 도시철도건설본부,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를 비롯해 피해 상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에 이어 똑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인재나 다름 없다’, ‘예방 조치도 없고, 민원을 넣어도 피드백이 없다’ 등 그간 참아왔던 불만을 쏟아냈다.

인근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정모씨는 “지인에게 물이 또 터졌다는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채비하고 나왔다. 잊을만하면 수도관이 터지는데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불안해서 장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 뿐이고 실질적인 대책은 없다”고 토로했다.

광주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수계 조절을 통해 단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겠다”며 “신속한 예방 조치와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향후 상수도관 누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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