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는 참고서 문제를 베껴 기말고사 시험으로 출제해 물의를 빚은 광주 공립 A고교가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번엔 문항 범위를 놓고 논란이다.

참고서를 베낀 문항만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과 전체 문항을 다시 봐야 한다는 주장이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1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출제 문항에 문제가 제기된 A고는 오는 17일 오전 해당 과목의 12문항에 대한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2일 치른 1학년 기말고사 수학 과목의 출제 문항 일부가 시중에 유통되는 참고서의 문제를 그대로 낸 사실이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외부에 드러났다.

A고와 시교육청은 재시험을 치르기로 하고 전체 문항(22문항) 중 참고서를 베낀 것으로 드러난 선택형 10문항과 단답형 2문항 등 12문항만으로 재시험 범위를 한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문항에 대해 재시험을 볼 경우 정상적인 문항을 정상적으로 푼 학생들의 점수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된 문항에 대해서만 재시험을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문항이 오염된 만큼 전체 문항을 다시 제출해 시험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학부모는 “시험 문항의 절반 이상을 베낀 수준이라면 시험 전체를 다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재시험을 어떻게 봐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어 사안에 따라 결정하고 있다”며 “사안에 따른 가장 합리적이고 형평성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