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기후위기 시대, 농협의 역할과 대응전략
김윤자 농협 광주본부 경영기획단장
입력 : 2025. 07. 02(수) 09:51
기후변화는 더 이상 환경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 사회, 식량안보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폭염과 가뭄, 홍수와 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농업 분야는 그 어느 산업보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가 잇따르며 농작물 생산량이 줄고 품질이 저하되는 등 농가 소득에 큰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협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농업인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함께하는 조직으로서, 농협은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 실천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팜 기술 보급은 농협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핵심 과제다.

스마트팜은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온도, 습도, 햇빛량 등 작물 생육에 필요한 요소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시설하우스에 적용하면 폭염이나 한파 같은 외부 환경 변화에도 작물의 생육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생산성과 품질 모두에서 뛰어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농협은 이러한 스마트팜 기술 확산을 위해 전국 단위의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청년농업인들은 기술에 익숙하고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전통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며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기후변화에 강한 신품종 개발도 농협의 주요 대응 전략 중 하나다. 농협은 국내 농업 연구기관과 협력해 가뭄과 병해충에 강한 벼 품종을 개발하고, 그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별 특화 품종 추천과 맞춤형 재배기술 지원을 통해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으며, 최근 빈발하는 병해충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내병성 품종 개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현장 중심의 기술지도도 병행해 농업인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친환경농업 확산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 농협은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유기농법과 친환경 농자재 사용을 장려하며, 환경 보호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캠페인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저탄소 인증제도’ 홍보를 통해 친환경 인증 농산물의 생산 확대를 유도하고 있으며, 농촌지역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등 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한 농업부문 탄소배출 저감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보호를 넘어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계 구축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 농작물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농작물 재해보험 활성화는 농협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또 하나의 대응책이다. 농협은 자연재해 발생 시 농가가 신속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재해보험 가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가입 절차 간소화와 보상 체계 개선 등을 통해 농가의 경영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현장 설명회를 통해 보험제도를 알기 쉽게 안내하고, 보험료 지원 확대 등을 통해 보다 많은 농업인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은 국민 모두의 인식 전환과 참여를 요구하는 과제인 만큼, 농협은 교육 및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역별로 ‘기후변화 대응 영농교육’을 실시해 이상기후 시 작물 관리법과 재해 예방 요령 등을 안내하고 있으며, SNS·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국민 모두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울러 정부·지자체·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책 수립과 예산 확보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효성 높은 대안을 마련해가고 있다. 이는 개별 기관의 노력을 넘어서 국가 차원의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의 농업인들과의 소통과 협력이다. 기후위기는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농업인이 실질적인 도움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협은 앞으로도 농업인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며,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과 안정적인 식량 공급망 구축에 이바지할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농업의 미래를 지키는 길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데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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