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가지 마라"…돌아오지 않은 통곡의 메아리
유족 참사현장 다시 찾아…오열 속 마지막 배웅
마른 손수건 눈물로 금세 젖어…울음소리 가득
입력 : 2025. 01. 19(일) 18:04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을 마친 뒤 사고 현장을 찾아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12·29 제주항공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가 유가족의 통곡 소리로 가득 찼다.

지난 18일 진행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추모식 후 희생자 유족들이 사고 현장을 다시 방문했다.

사고 현장은 널브러져 있던 기체 잔해들이 치워진 상태였지만 매캐한 냄새와 여객기 잔해가 있던 바닥의 그을림 등이 남아 있었다. 또 충돌로 파손된 둔덕(로컬라이저) 주변으로 흘러내린 콘크리트 구조물, 토사를 비롯해 부러진 채 방치된 방위각 안테나 등이 처참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차량에서 내린 유족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고, 일부 유가족은 다리에 힘이 풀려 부축을 받으며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다시 한 번 참혹했던 참사 현장을 마주한 이들은 이내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한 듯 주저앉아 ‘가지마’ 등의 말을 하며 오열했다.

적막감만 흘렀던 사고 현장 활주로는 유족들의 절규 섞인 울음소리가 퍼졌다.

처참한 광경을 차마 볼 수 없다는 듯 짧은 탄식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울음을 삼키는가 하면 눈을 질끈 감는 모습도 보였다.

손에 쥔 유족의 손수건은 멈추지 않는 눈물로 금세 젖어버렸다.

이후 별도 헌화 없이 ‘희생자 분들의 명복과 표현할 길 없는 고통의 순간을 겪고 있을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는 안내와 함께 희생자들을 향한 묵념이 이어졌다.

10여분 간 참사 현장을 둘러본 유족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쉽사리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옮기던 유족은 현장을 뒤돌아보며 하염없이 떠나간 가족의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로 남았다.

한편, 앞서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이 사고로 181명의 탑승 인원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고, 참사 발생 11일 만인 지난 9일 모두 영면에 들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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