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1월 4일 24시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해 모든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들에 조기를 게양하고 공직자들은 애도 리본을 달게 했다.

광주·전남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설치된 합동 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말연시에 진행 예정이던 해넘이·해맞이를 비롯해 신년인사회 등 각종 행사는 대폭 축소되거나 취소·연기되는 등 각계각층에서 추모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30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가 이날 현재 광주와 전남지역 27곳에 설치됐다.

합동 분향소는 내년 1월 4일까지 운영되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조문객을 받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9일부터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전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들은 조기를 게양하고 공직자들은 애도 리본을 달게 했다.

현재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남녀노소, 연령대를 불문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추모를 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전남도청과 도의회 사이 ‘만남의 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일찌감치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전남도는 또 31일부터 무안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김영록 지사는 이날 애도문을 통해 “제주항공 참사로 생을 마감한 분들께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밝히며 유가족의 심경을 헤아려 신속한 사고 수습과 신원 확인, 장례 절차 지원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합동 분향소를 운영하며 희생자들 추모하려 방문한 분향객들을 맞고 있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들도 무안공항에서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온라인 공간을 마련, 20만명 넘는 누리꾼들이 몰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정치권은 전환점을 맞았다. ‘12·3 내란사태’ 이후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여야는 일단 사고 수습을 우선하며 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국민의힘 등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밝혔다.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만큼 당분간 정쟁을 멈추고 참사 수습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천주교, 기독교, 불교 등 종교계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에 대해 잇따라 애도 메시지를 발표하며 유가족들의 위로와 사태 수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주길 당부했다.

연말연시에 예정됐던 문화, 예술행사, 콘서트 등도 잇따라 대거 취소되고 있다.

광주·전남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해넘이, 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애도에 동참하기로 했다.

광주·전남 각 지자체들에 따르면 내년 1월4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연말연시 계획됐던 20여건의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오는 31일 제야의 종 타종식과 내년 1월1일 무등산 해돋이 행사를 취소했고, 각 자치구에서도 시무식과 해돋이 행사를 취소하고 희생자 애도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남에서는 5개 시·군의 해넘이 행사와 7개 시·군의 해맞이 행사가 사실상 전면 취소됐다.

경제계들의 신년 맞이 인사회도 일제히 취소됐다.

광주상의와 광주경영자총협회(경총)는 내년 1월 3일 열기로 한 지역 경제계 신년 인사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인사회를 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행사를 취소하고 앞으로 일정은 여러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계획이다.

두 단체는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구조물과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81명 중 생존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이중 광주(81명)와 전남(75명)지역 희생자 수는 156명이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