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발표할 때마다 사망자 명단이 다른 겁니까. 고인의 얼굴에 먹칠하지 마세요.”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추락사고 피해 가족들이 국토교통부와 공항 측의 부실 대응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9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179명이 사망했다.

사고 발생 후 국토교통부 등은 참사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오후 4시30분에 가족대기실에서 2차 현장 브리핑을 진행했다.

하지만 당국의 신원 확인 발표와 동시에 곳곳에서 유가족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앞서 2시40분에 최초로 발표했던 사망자 명단과 2차 명단이 달랐고, 유가족들이 요청하는 사망자 명단 공개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2차 현장 브리핑을 통해 사망자 22명에 대한 신원 확인 과정 중 일부 유가족들은 “전에 발표했던 사망자 명단과 다르다” 등 고함을 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또 피해 가족들이 사망자 명단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명단 부착을 비롯해 공항 내 전광판을 이용해 안내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등은 사고 발생 후 7시간이 지난 뒤에야 피해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취합해 뒤늦게 공항 내 전광판을 비롯해 사망자 명단을 안내하고 있다.

피해 가족 A씨는 “내 가족이 죽었다. 전에 발표했던 명단에 아버지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는데 방금 확인해 준 명단에는 이름이 빠졌다”며 “도대체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계속 기다리라고만 한다. 생사 확인도 제대로 못한 가족의 마음을 알고 있는 지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앞서, 이날 오전 무안공항 관제탑 인근에서도 항공기 추락 소식을 접한 가족들이 현장을 찾을 당시에도 가족들과 공항 관계자 간 실랑이가 빚어졌다.

공항당국이 명확한 기준과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출입을 막아섰고, 이후에도 정확한 상황 전달과 안내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후 2시간이 지난 후에야 탑승자 가족 대기실 등이 마련됐고, 항공사 측의 사고 상황 설명이 진행됐지만 이마저도 ‘기다려 달라. 확인중이다’는 답변에 참사 피해 가족들은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