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화순파프리카쌀국수㈜
우리쌀 100%·지역농산물 컬래버…수도권 공략
농협 첫 K-라이스페스타 품평회서 우수상 수상
파프리카 함유 등 특허 3종…쫄깃 식감 등 경쟁력
동결 건조 건더기스프…‘부추쌀국수’ 전국 히트
농협 첫 K-라이스페스타 품평회서 우수상 수상
파프리카 함유 등 특허 3종…쫄깃 식감 등 경쟁력
동결 건조 건더기스프…‘부추쌀국수’ 전국 히트
입력 : 2024. 12. 17(화) 18:34

임호경 화순파프리카쌀국수㈜ 대표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올해 처음 열린 농협경제지주 주최·주관의 ‘2024 우리쌀·우리술 K-라이스페스타’에서 전남의 한 강소기업이 이색 농가공품을 출품해 주목을 받았다. 화순군 동면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화순파프리카쌀국수㈜(대표 임호경)가 주인공이다.
화순파프리카쌀국수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K-라이스페스타’의 우리쌀 가공식품 품평회에서 우수상에 이름을 올렸다. 전국적으로 423개 업체가 705점을 출품,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16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는데 화순파프리카쌀국수의 제품도 영예를 안았다.
당시 화순파프리카쌀국수가 선보인 제품은 컵 쌀국수인 ‘부추쌀국수 표고맛’.
밀가루 없이 화순 햅쌀로 빚은 건면에 우리 민족의 오랜 영양식품이자 보양식품으로 사랑받는 부추를 섞은 쌀국수다. 조리 방법도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과 첨부된 건더기스프 등을 넣고 면을 익혀먹는 식으로 간단하다.
‘K-라이스페스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우리쌀 소비 축제를 지향한 만큼, 심사 과정은 엄격하고 까다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의 심사는 △서류평가 △전문가·소비자 품질평가 △현장평가 3단계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2차 예선격인 전문가·소비자 품질평가에서 당락이 가려졌다는 후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의 상품을 평가하는 전문가 집단과 함께 실구매층인 일반소비자가 심사위원으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전문가 집단은 1차 서류평가를 통과한 제품을 대상으로 기업의 기술력, 창의성, 상품성, 디자인 등을 중점 살폈고, 일반소비자 심사는 여기에 기호도 등이 척도였다. 우리쌀을 이용한 다양한 기획 상품을 넘어 냉정한 시장의 평가를 더해 주식 개념의 쌀소비 고정관념을 탈피하겠다는 의지다.
3차 현장평가에서는 해썹(HACCP) 인증 및 위생상태 등이 기준이었다.
이처럼 대중의 입맛까지 사로잡아야 할 정도로 까다로웠던 평가 관문을 통과하기까지 임호경 화순파프리카쌀국수 대표의 컵 쌀국수에 대한 사랑과 관심, 지대한 노력이 뒷받침 됐다.
임호경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유명 인사다. 제40대 화순군수(2002~2004년)를 역임했기 때문이다.
군수까지 올랐던 지역 유력 정치인이 서민음식인 ‘쌀국수’에 꽂힌 배경에는 지역쌀을 자체 소비하고 여기에 주산물을 곁들여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임 대표는 지역 후배와 함께 지난 2011년 농업회사법인 화순파프리카쌀국수를 창업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쌀국수 제조·납품과 함께 산림사업도 병행했다. 이후 2014년부터는 쌀국수에만 올인, 부단한 연구 끝에 2017년 쌀국수 면에 황칠을 넣어 반죽한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또 파프리카를 넣은 쌀국수에 대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화순은 국내 미니파프리카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시력저하 예방, 항암, 심혈관 질환에 좋은 지역농산물 파프리카를 사용하고 건강까지 고려한 1석 2조의 효과를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적체된 우리쌀에 대한 소비를 독려하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우리쌀을 활용할 수 있는 제조업을 고민했고, 이는 쌀국수를 주력제품으로 한 화순파프리카쌀국수에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자사의 이름을 단 첫 제품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첫 제품은 2019년 10월 출시된 ‘황금뜰 쌀국수 멸치맛·김치맛’이다. 함께 동업했던 후배가 떠났고, 공장설립 비용 등 금전적 문제가 발생해서다.
부족한 기술력도 문제였다.
원래 임 대표는 쌀국수 면을 만들 때 우리쌀 50%, 우리밀 50%를 사용해 반죽했다. 문제는 여기서 불거졌다.
글루텐은 밀이나 보리, 귀리 등에 들어있는 성분이다. 물에 용해되지 않는 성질을 갖는 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이다. 외국에서는 밀을 재배 후 7단계로 분류한다. 1~2단계는 식용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사료나 산업용으로 소진한다.
반면, 우리밀의 분류는 1~2단계다. 즉, 외국밀과 비교해 글루텐이 적어 요리에 사용하기에는 ‘결집력’이 부족하다. 우리쌀과 밀을 반반씩 섞어 반죽해 면을 뽑고 건조하면 재료 자체가 부서지기 쉽다.
임 대표 역시 생산된 면 중 30% 이상을 이러한 이유로 버리는 과정을 반복했다.
당시 하루 생산량이 1만 5000개였는데, 완성품은 1만개 남짓했다. 제품을 만들기까지 들인 인건비 등 공력에 비해 손에 쥘 수 있는 이익은 너무나도 적었다. 팔면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가 반복됐다.
이 때문에 전국을 돌며 부족한 기술력 보완에 나선 임 대표는 우리밀 사용을 포기하고 우리쌀 100% 제품으로 선회했다.
다만, 동종업계에서 앞서 출시한 쌀국수 면 가운데 우리쌀을 100% 사용하는 곳이 있던 터라 면의 식감, 건더기스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로 했다.
대개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쌀국수의 면은 0.8㎜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화순파프리카쌀국수의 면은 0.9㎜를 지향한다. 식감을 고려한 것인데, 우리쌀 100% 면이기 때문에 씹을수록 고소함 등 풍미가 느껴진다.
내용물 중 하나인 건더기스프는 ‘동결건조’를 고집한다. 고춧가루, 채소 등 모든 것을 자체 공장에서 동결건조하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모양의 흐트러짐이 없고, 색감도 재료 본연의 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재료 자체의 맛도 유지된다.
대부분의 쌀국수 업체들이 사용하는 방식인 열풍건조에 비해 비용이 4배 가량 더 발생하지만 경쟁력을 고려해 동결건조를 고수한다.
또 2022년에는 끓여먹는 쌀국수로 특허 출원했다. 이는 뜨거운 물을 부어 면을 익혀먹는 컵 쌀국수가 아닌, 용기에 담긴 쌀국수를 라면처럼 끓여먹는 식이다. 기존 면보다 5배 두꺼워 쫄깃하고 고소한 식감을 자랑하며 자체 수분이 10~15% 안팎에 불과해 탱탱함을 유지했다.
올해 초에는 히트작인 ‘부추쌀국수’를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국내산 햅쌀로 면을 반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에 띄었다. 햅쌀은 쌀 중에서도 고급스러운 종류로 꼽힌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식이섬유,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분을 골고루 가지고 있어서다.
영양분이 풍부한 햅쌀로 면을 반죽하고 여기에 노화예방, 체내 해독 등의 효능을 가진 부추를 섞은 컵 쌀국수가 출시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제품은 현재 회사 전체 물량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부추쌀국수를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11종(황금뜰 쌀국수 멸치맛·김치맛, 파프리카쌀국수 표고맛·해물맛, 노밀쌀국수 감칠맛·칼칼한맛, 조셰프 사천 쌀짜장, 조셰프 오징어 쌀짬뽕, 화순 햅쌀 부추쌀국수 표고맛·해물맛, 파프리카 멸치 해물 건면 컵 쌀국수 해물맛)의 자체 개발한 쌀국수를 시중에 내놓고 있다. 또 올해 K-라이스페스타 수상을 토대로 농협과 연계해 서울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판로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임호경 화순파프리카쌀국수 대표는 “쌀국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재료를 고르기 위해 부추, 금화규 등 다양한 농산물을 가져다 놓고 연구를 거듭했다”며 “이러한 연구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문제, 공장 유지비 등으로 인해 현재 한 달에 이틀 제품을 생산 중인데, 한 번 생산에 우리쌀 1500㎏이 쓰인다”며 “부추쌀국수 등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낮은 공장 가동률을 더욱 끌어올려 우리쌀 소비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화순파프리카쌀국수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K-라이스페스타’의 우리쌀 가공식품 품평회에서 우수상에 이름을 올렸다. 전국적으로 423개 업체가 705점을 출품,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16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는데 화순파프리카쌀국수의 제품도 영예를 안았다.
당시 화순파프리카쌀국수가 선보인 제품은 컵 쌀국수인 ‘부추쌀국수 표고맛’.
밀가루 없이 화순 햅쌀로 빚은 건면에 우리 민족의 오랜 영양식품이자 보양식품으로 사랑받는 부추를 섞은 쌀국수다. 조리 방법도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과 첨부된 건더기스프 등을 넣고 면을 익혀먹는 식으로 간단하다.
‘K-라이스페스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우리쌀 소비 축제를 지향한 만큼, 심사 과정은 엄격하고 까다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의 심사는 △서류평가 △전문가·소비자 품질평가 △현장평가 3단계로 진행됐다.

화순파프리카쌀국수㈜ 제품
전문가 집단은 1차 서류평가를 통과한 제품을 대상으로 기업의 기술력, 창의성, 상품성, 디자인 등을 중점 살폈고, 일반소비자 심사는 여기에 기호도 등이 척도였다. 우리쌀을 이용한 다양한 기획 상품을 넘어 냉정한 시장의 평가를 더해 주식 개념의 쌀소비 고정관념을 탈피하겠다는 의지다.
3차 현장평가에서는 해썹(HACCP) 인증 및 위생상태 등이 기준이었다.
이처럼 대중의 입맛까지 사로잡아야 할 정도로 까다로웠던 평가 관문을 통과하기까지 임호경 화순파프리카쌀국수 대표의 컵 쌀국수에 대한 사랑과 관심, 지대한 노력이 뒷받침 됐다.
임호경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유명 인사다. 제40대 화순군수(2002~2004년)를 역임했기 때문이다.
군수까지 올랐던 지역 유력 정치인이 서민음식인 ‘쌀국수’에 꽂힌 배경에는 지역쌀을 자체 소비하고 여기에 주산물을 곁들여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임 대표는 지역 후배와 함께 지난 2011년 농업회사법인 화순파프리카쌀국수를 창업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쌀국수 제조·납품과 함께 산림사업도 병행했다. 이후 2014년부터는 쌀국수에만 올인, 부단한 연구 끝에 2017년 쌀국수 면에 황칠을 넣어 반죽한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또 파프리카를 넣은 쌀국수에 대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화순은 국내 미니파프리카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시력저하 예방, 항암, 심혈관 질환에 좋은 지역농산물 파프리카를 사용하고 건강까지 고려한 1석 2조의 효과를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적체된 우리쌀에 대한 소비를 독려하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우리쌀을 활용할 수 있는 제조업을 고민했고, 이는 쌀국수를 주력제품으로 한 화순파프리카쌀국수에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자사의 이름을 단 첫 제품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첫 제품은 2019년 10월 출시된 ‘황금뜰 쌀국수 멸치맛·김치맛’이다. 함께 동업했던 후배가 떠났고, 공장설립 비용 등 금전적 문제가 발생해서다.
부족한 기술력도 문제였다.

화순파프리카쌀국수㈜
글루텐은 밀이나 보리, 귀리 등에 들어있는 성분이다. 물에 용해되지 않는 성질을 갖는 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이다. 외국에서는 밀을 재배 후 7단계로 분류한다. 1~2단계는 식용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사료나 산업용으로 소진한다.
반면, 우리밀의 분류는 1~2단계다. 즉, 외국밀과 비교해 글루텐이 적어 요리에 사용하기에는 ‘결집력’이 부족하다. 우리쌀과 밀을 반반씩 섞어 반죽해 면을 뽑고 건조하면 재료 자체가 부서지기 쉽다.
임 대표 역시 생산된 면 중 30% 이상을 이러한 이유로 버리는 과정을 반복했다.
당시 하루 생산량이 1만 5000개였는데, 완성품은 1만개 남짓했다. 제품을 만들기까지 들인 인건비 등 공력에 비해 손에 쥘 수 있는 이익은 너무나도 적었다. 팔면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가 반복됐다.
이 때문에 전국을 돌며 부족한 기술력 보완에 나선 임 대표는 우리밀 사용을 포기하고 우리쌀 100% 제품으로 선회했다.
다만, 동종업계에서 앞서 출시한 쌀국수 면 가운데 우리쌀을 100% 사용하는 곳이 있던 터라 면의 식감, 건더기스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로 했다.
대개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쌀국수의 면은 0.8㎜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화순파프리카쌀국수의 면은 0.9㎜를 지향한다. 식감을 고려한 것인데, 우리쌀 100% 면이기 때문에 씹을수록 고소함 등 풍미가 느껴진다.

쌀국수 면을 만들고 있는 화순파프리카쌀국수㈜ 직원들.
대부분의 쌀국수 업체들이 사용하는 방식인 열풍건조에 비해 비용이 4배 가량 더 발생하지만 경쟁력을 고려해 동결건조를 고수한다.
또 2022년에는 끓여먹는 쌀국수로 특허 출원했다. 이는 뜨거운 물을 부어 면을 익혀먹는 컵 쌀국수가 아닌, 용기에 담긴 쌀국수를 라면처럼 끓여먹는 식이다. 기존 면보다 5배 두꺼워 쫄깃하고 고소한 식감을 자랑하며 자체 수분이 10~15% 안팎에 불과해 탱탱함을 유지했다.
올해 초에는 히트작인 ‘부추쌀국수’를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국내산 햅쌀로 면을 반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에 띄었다. 햅쌀은 쌀 중에서도 고급스러운 종류로 꼽힌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식이섬유,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분을 골고루 가지고 있어서다.
영양분이 풍부한 햅쌀로 면을 반죽하고 여기에 노화예방, 체내 해독 등의 효능을 가진 부추를 섞은 컵 쌀국수가 출시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제품은 현재 회사 전체 물량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화순파프리카쌀국수㈜의 면
임호경 화순파프리카쌀국수 대표는 “쌀국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재료를 고르기 위해 부추, 금화규 등 다양한 농산물을 가져다 놓고 연구를 거듭했다”며 “이러한 연구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문제, 공장 유지비 등으로 인해 현재 한 달에 이틀 제품을 생산 중인데, 한 번 생산에 우리쌀 1500㎏이 쓰인다”며 “부추쌀국수 등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낮은 공장 가동률을 더욱 끌어올려 우리쌀 소비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화순=구영규 기자 vip3355@gwangnam.co.kr사진=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