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줄이는 한국시리즈 되길
임영진 사회교육부 차장
입력 : 2024. 10. 22(화) 18:53
[취재수첩]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가 지난 21일 개최됐다.

시리즈 개막 첫날부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2만500명의 관중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1993년 이후 무려 31년 만에 호랑이와 사자가 맞붙는 ‘달빛 한국시리즈’라는 이름에 걸맞게 야구장 안팎은 KIA를 상징하는 빨강, 삼성을 대표하는 파란 물결이 일었다.

야구팬들은 선수들의 활약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고, 뜨거운 응원전도 펼쳤다.

다만 우리는 화려함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바로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일회용품 폐기물이다.

실제로 광주환경운동연합이 2023년 8월15일부터 9월8일까지 자원순환사회연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등과 함께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7차례에 걸쳐 일회용품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한 경기당 버려지는 일회용품이 51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일회용 컵이 2만185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닐봉지(8618개), 빨대(5816개), 비닐 막대 응원봉(75개)이 뒤를 이었다.

버려진 일회용품을 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7만9582t에 달한다.

올 시즌에는 전국구 인기구단인 KIA가 정규시즌 1위를 독주하는 등 역대급 흥행 돌풍으로 KBO 관중이 사상 첫 1000만명을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일회용품 폐기물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컵과 그릇 등 상당한 일회용품이 사용됐다.

허구연 KBO 총재,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해태타이거즈 창단 멤버인 김성한, 김성모 등을 비추는 TV 중계 화면에서도 일회용 컵이 쓰인 흔적이 발견됐다.

이에 일회용품을 줄이고자 최근 광주시가 환경부, KIA, 수퍼빈,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함께 ‘투명페트병 수거·재활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연간 37만여 개의 투명 페트병으로 티셔츠 3만여 벌을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일회용품 줄이기는 우리 모두의 참여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실현 가능하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환경 사랑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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