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3년 만에 최저…광주 분양시장의 현실
송대웅 경제부 차장
입력 : 2025. 12. 12(금)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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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웅 경제부 차장
광주 아파트 분양시장에 다시 한 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지방 거래량이 반등 조짐을 보였지만 광주만큼은 예외인 상황이다. 미분양 누적과 회복 더딘 수요라는 지역 특성이 맞물리며 분양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집계한 12월 광주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44.4에 그쳤다. 불과 한 달 전 71.4에서 27p나 급락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자 2022년 11월(40.9) 이후 3년만의 최저치다.

표면적으로는 경기 침체와 금리 부담이 주요 원인처럼 보이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공급 부담’에 대한 체감이 더 크다는 반응이 많다.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시기에 신규 물량이 몰리는 구조가 분양사업자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앞서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광주는 2027년 상반기까지 1만3711호가 입주할 예정이다. 기존 재고 소화 속도에 비해 공급은 더 빠르게 늘어나는 셈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단기 공급과잉 리스크가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반면 기존 매매시장은 실수요를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 흐름이 읽힌다.

하지만 이러한 온기가 분양시장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점이 이번 지수 급락의 핵심이다. 분양가 대비 기대수익이 낮고, 실수요 중심 거래에서는 청약·전매를 통한 차익 기대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전남의 분양전망지수는 50.0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광주만큼의 심리 급랭은 없었지만 역시 관망세가 짙다. 전국도 72.1에서 66.3으로 5.8p 하락하며 대체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분양가격 전망지수(101.6)가 오히려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모두 분양가 인상 압력을 높이고 있다.

사업자들은 시장이 얼어붙었는데도 가격은 낮출 수 없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이번 지수 급락은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기존 매매시장 회복과 분양시장 침체라는 ‘엇갈린 흐름’이 동시에 드러난 결과다.

당분간 관망세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결국 시장 회복의 핵심은 미분양 정리와 실수요 회복 속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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