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애도·기억 넘어 성찰로"
정부·국회·시민 1200명 참여…광주·전남서 추모 사이렌
20일 서울 보신각·27일 광주 5·18광장서 시민추모대회
입력 : 2025. 12. 18(목)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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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앞두고, 179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전 국민 추모의 장이 마련된다.

애도의 시간을 넘어 참사의 원인을 되짚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적 성찰과 다짐으로 이어지는 이번 추모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1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기억하라 12·29’를 중심 주제로,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다’라는 3가지 세부 주제를 통해 참사의 책임과 교훈을 되새기는 데 초점을 뒀다. 단순한 추모를 넘어 진상 규명과 항공 안전 강화에 대한 사회적 의지를 확인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공식 추모식은 참사 발생 1주기인 오는 29일 오전 10시, 사고 현장인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다. 정부와 국회 관계자, 유가족, 사고 수습 참여자, 일반 시민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다.

이에 앞서 참사가 발생한 시각인 오전 9시 3분에는 광주·전남 전역에 1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지며, 지역사회 전체가 희생자를 함께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본 행사에서는 희생자들이 생전에 주고받았던 메시지와 여행 사진을 바탕으로 참사 당일의 타임라인을 재구성한 주제 공연이 진행된다. 또 참사 1주기를 맞은 유가족들의 시선을 담은 영상이 상영돼, 남겨진 이들의 아픔과 질문을 사회가 함께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추모 행사도 이어진다. 오는 20일 오후 2시 서울 보신각과 27일 오후 2시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각각 시민 추모대회가 열려, 희생자를 기억하고 안전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뜻이 모아질 예정이다.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국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22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주요 공항과 관공서에는 분향소가 조성돼 국민 누구나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다. 무안공항 일대에서는 시민들이 사고 현장을 직접 걸으며 기억과 추모에 동참하는 ‘공항 순례길’이 운영된다.

유가족을 위한 치유와 연대의 시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20일부터 29일까지 유가족들은 추모 버스를 타고 서울, 인천, 대전, 울산, 부산 등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활동을 이어간다. 24일에는 무안공항에서 ‘유가족의 밤’ 행사가 열려, 추모 카드 작성 등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연대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22일부터 무안공항 곳곳에는 참사 당시를 기록한 사진과 희생자를 기리는 전시가 진행된다. 공항 1층에는 참사 기록과 희생자 사진, 유품이 전시되고, 2층에는 179켤레의 희생자 신발과 함께 추모객들이 안전에 대한 다짐을 남길 수 있는 ‘안전 서약의 벽’이 운영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추모행사는 떠나보낸 분들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묻는 자리”라며 “애도와 기억을 넘어 성찰과 다짐으로 이어지는 추모가 될 수 있도록 유가족과 유관기관이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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