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초대석] 오득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장
"미래 100년 이끌 ‘전남형 산림바이오 거점’"
토종 유용자원 발굴·바이오 산업화…산림르네상스 실현
연구 영역 확대·임업인 전문교육·산림복지서비스 제공
지속가능 생태계 구축…탄소중립 모델숲·밀원숲 등 조성
입력 : 2024. 02. 28(수) 15:04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의심목 시료채취
연구원이 채취된 시료를 통해 병해충에 대한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산림자원연구소 개원 100주년 기념행사
치유광장
<@7>설립된 지 100년을 훌쩍 넘긴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 마련과 탄소중립 실천 등이 강조되면서 연구소의 위상 변화와 함께, 미래 산림분야 100년을 이끌 연구 성과 도출에 대한 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기능은 무엇이며, 어떤 성과를 일궈왔고 향후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갖고 연구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오득실 산림자원연구소장으로부터 직접 들어봤다.



-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 산림자원연구소는 전남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산림분야 전문연구기관으로 나주시 산포면 산제리에 위치하고 있다.

최초 개원은 1922년 광주 임동에 임업묘포장으로 시작해서 1937년 광주 쌍촌동으로 이전, 임업시험장으로 승격된 후 몇 차례 사무실 이전과 명칭·기능 변경을 거쳐 1975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고, 기관명칭 또한 2008년 현재의 명칭인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로 바꿔 헐벗은 산 국토녹화 양묘 중심의 임업연구에서 이젠 산림자원의 융복합 산업화 연구분야로 연구범위도 확대됐다.

어느덧 나주로 옮긴 지 50여년이 흘러 연구소의 숲도 푸르러지고 큰 나무로 자라나 지금은 힐링의 명소가 돼 ‘쉼’과 ‘치유’를 위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이에 연구소를 연중 개방하고 산림치유, 숲해설, 유아숲교육 등 다양한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연구소의 비전과 역할은.

△ 최근 산림분야의 연구 추진방향을 살펴보면 임업인 모두가 잘사는 산림르네상스 실현을 위해 비교우위 토종 유용자원을 발굴하고 바이오 산업화를 통해 식·의약 소재로 활용해 나가고, 전남지역 풍토에 맞는 새로운 소득수종 보급과 기후변화 대응 생물종다양성 연구, 산림재해로 모두가 안전한 건강한 산림생태계 보전을 통해 숲을 통한 돈 되는 임업, 안전한 산림,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2022년 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개원 100년을 맞아 ‘전남 산림연구 100년’ 기념행사와 함께 100년사를 발간해 지난 100년 역사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겼다. 또 소리없는 자원전쟁 시대에 ‘숲을 지켜온 100년, 미래를 키워낼 100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산림자원의 보전·관리를 통한 산림생태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연구’, ‘산림자원을 활용한 소득화 산림생명자원 융·복합 산업화 연구’, ‘임업인 전문교육과 치유·휴양 등의 도민 맞춤형 산림복지 연구’, ‘국내 최대 난대림 자생지 완도수목원의 난대산림자원 보전·산림종다양성 증진’ 등 숲과 함께하는 전남의 미래, 글로벌 산림과학 융복합 기술로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새로운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 산림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연구를 위한 방안은.

△ 연구소는 2012년 국립산림과학원으로부터 ‘산림생명자원 관리기관’으로 지정돼 희귀·특산식물 59종 포함해 93과 920종의 식물과 미생물자원 55종 등 총 975종의 전남지역 산림자원에 대해 체계적인 보존·관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난대수종 등 비교우위 식물종을 우선으로 산림바이오 소재로서의 유전자원을 확보·보전하는 생물종다양성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연구소는 2013년부터 전남 도내 산간 오지 등 산림지역을 대상으로 전문가팀을 꾸려 ‘산림자원 탐사단’을 운영하면서 유용 산림자원 탐사를 실시해왔다. 그 결과 완도 무인도에서 ‘완도술꽃나무’ 등 국내 미기록종을 발견·등록하는 성과를 거둬 분화소재로서의 대량증식 연구와 기능성 탐색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이외에도 주로 완도수목원지역에서 국내 미기록종인 완도허리노린재를 발견했고, 붉가시나무 고사목에서는 세계 신종인 완도털가죽버섯을 발견하는 성과를 얻었다.



- 유용산림자원 활용 융·복합 산업화 연구는 어디까지 와있는지.

△ 산림자원 탐사와 연계해 산림 유래 천연물의 고부가가치 실용화 기술 개발을 위해 2018년부터 추출물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수종별 유전자 분류 동정을 통한 종 확인 및 채취 부위·계절별 생리활성 분석을 실시해 2023년까지 55종에 대한 시료 482점, 추출물 1116개를 확보한 상태다.

산림버섯 분야에 대해서도 꽃송이, 표고, 느타리 버섯 등에 대한 신품종 육성과 재배 실용화 연구를 추진 중이며, 특히 2022년에는 세계 3대 진미 중의 하나인 트러플(송로버섯) 접종묘 생산에 성공해 국내에서의 인공재배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현재는 트러플 접종묘의 대량생산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참바늘버섯의 실용재배연구와 농가 기술이전 지도를 추진 중이다.

산림생명자원 원료물질에 대한 국내 바이오기업의 높은 해외의존도를 극복하고 2014년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생물자원 주권화 움직임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전남형 스마트 산림바이오 혁신성장 거점사업’을 200억원 규모로 2024년 6월 준공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동백나무를 비롯해 황칠나무, 비자나무, 붉가시나무 등 난대 산림자원이 풍부하며, 바이오소재에 대한 추출물은행을 자체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전남형 바이오거점을 조성하고 있다.

원료수입 의존도가 70% 이상인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생식물에 대한 원료물질 연구개발과 함께 특산식물에 대한 연구로 차별화된 바이오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전남형 산림바이오 거점’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연구소 숲을 이용한 산림복지 서비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인근의 빛가람 혁신도시 등과 연계해 조성된 도시근교형 ‘전남도 빛가람 치유의 숲’에서 ‘산림치유프로그램’ 운영으로 일상 속 산림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6~7세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특별프로그램인 ‘와본김에 숲체험 에코티어링’을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개최하고 있어 가족과 함께 모험과 체험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연구소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11년 동안 ‘산림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다. 최근 귀산촌 수요 증가에 따른 도내 임업인 양성과 임산소득 향상을 위해 2018년 산림청 ‘산림소득분야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돼 도내 청년층을 비롯한 귀산촌인과 임업후계자 선발·육성 등의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귀산촌 아카데미는 물론 조경수, 특용수, 산약초, 산림버섯 등의 재배교육은 물론 자격증 시험, 수목 전정관리 등의 기능교육 등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2022년 임입직불제 관련법이 제정되면서 실시하고 있는 임업직불금 의무교육까지 도맡아 추진하고 있다.



- 난대지역의 산림자원 보전을 위한 연구는.

△ 완도수목원은 2033㏊의 광활한 면적에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황칠나무 등 4038종의 식물을 전시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으로, 전문소원 31개소와 아열대온실, 난대 산림사료 전시공간인 산림박물관, 산림전시관 등 다양한 전시시설을 보유해 산림체험과 교육의 장으로서 국민에게 산림휴양, 치유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완도수목원은 난대 산림자원을 보전하고 산림종 다양성 증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해 2011년부터 ‘기후변화 취약 산림식물종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으며, 식물종 다양성 보전을 위해 상왕산을 중심으로 한 완도수목원 식물상 조사를 실시해 785종의 자생식물 조사 및 확증표본 제작해 ‘한국환경생태학회’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또 ‘상왕산 자생수종 표본책자’를 발간 중이며, 수목원을 중심으로 난대지역 산림자원의 체계적인 수집과 관리·증식 등 수목원 고유 역할·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다.

완도수목원은 2020년 국립화가 결정돼 향후 2030년 개원 목표로 국립수목원으로 탈바꿈해 나갈 예정이며, 381㏊ 부지에 국비 1475억원을 투자하는 국립수목원 조성을 위해 현재 기본계획과 실시설계 중에 있다.



- 지금까지 주요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은.

△ 특허 등의 지식재산권을 75건 보유하고 있으며, 45개의 기술에 대해 48건의 기술이전·산업화를 거뒀다. 또 국내·외 학회를 통한 연구성과 발표는 277건이며, 이 중 52건이 국제학회를 통해 발표한 건수로 활발한 학술활동을 펴고 있다.

임업소득 향상을 위해 우수 형질의 신품종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으며, ‘장성샛별’과 ‘장성초록’ 등의 난지형 고품질 잔디는 품종 등록을 마친 상태이며, 구례의 특산품인 산수유 대립종 ‘홍실1호’과 참바늘버섯 ‘미담’ 2종에 대해 품종 출원 후 재배심사 중이며, 산수유의 경우 지역민의 법적 권리 확보를 위해 지역민과 함께하고 있다.

연구소는 2023년 기준 총사업비 17억100만원의 33개 연구과제를 진행 중으로, 자체연구 17과제, 국·공립 공동연구 8과제, 중앙부처 R&D 8과제를 추진 중이다. 특히 중앙부처 공모로 선정된 연구과제는 4억900만원의 예산으로 전국 최고를 몇 년째 고수하고 있다.

향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해남군 마산면 일원에 지속가능한 산림 생태계 보전과 실효성 있는 산림연구를 위해 다목적·다기능의 탄소중립 모델숲과 밀원숲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기후변화’, ‘산림르네상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적 흐름에 대비해 산림경영선순환 연구로 임업인 모두가 잘사는 ‘돈이 되는 임업연구’에 가치를 두고,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미래 디지털 기술 적용으로 새로운 미래 임업의 가치 실현을 위해 앞장서 나아갈 계획이다. ‘숲을 지켜온 100년, 미래를 키워낼 100년’을 이끌어가는 전남산림자원연구소가 되겠다.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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