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이 불러온 비극
송하종 문화체육부 기자
입력 : 2024. 02. 15(목) 18:17
송하종 문화체육부 기자
[취재수첩]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이 한국 축구에 비극을 불러왔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하며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내내 아쉬운 경기력을 이어갔다. 특히 역대 최강이라 평가받는 선수단은 요르단에게 유효 슈팅 하나 없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표팀의 패배 원인은 클린스만 감독의 ‘무색무취’ 전술과 부실한 리더십, 무책임함으로 꼽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부임 후, 미국 자택에서 근무하는 등 불성실한 업무 태도가 논란이 됐다. 준결승 탈락 후에는 ‘사퇴하라’는 여론의 비판에도 ‘대회 복기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고 귀국 이틀 만에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4일 영국 매체 ‘더 선’에서 한국 대표팀 내 심각한 불화가 있었음을 알리는 보도까지 나왔다.

준결승을 앞두고 저녁 식사를 마친 이강인 등 일부 선수가 탁구를 치러 식당을 떠났다. 이에 손흥민은 ‘내일 중요한 경기가 있으니 컨디션 관리를 위해 휴식을 취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후배 선수들은 이러한 조언에 따르지 않았고 결국 몸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선수단 내 다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날도 일부 선수로선 탁구가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고참선수들 입장에서는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이 이 과정에서 어떠한 조율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독은 책임자의 위치에 있다. 선수 간의 불화를 방지하고, 경기력 향상을 위한 규율을 정하는 것 또한 그의 임무다. 그러나 클린스만은 감독이 아닌 방관자였다. 전술과 선수단 관리 그 어느 것 하나 이뤄내지 못했다. 그런 그가 국가대표팀의 감독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을까.

물론 다툼을 한 선수단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축구협회도 마찬가지다.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스포츠는 팬들이 있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각성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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