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연극마을 새로운 30년 응원하며
김다경 문화체육부 기자
입력 : 2024. 01. 11(목) 18:03
김다경 문화체육부 기자
[취재수첩] 지방에서 자생력을 갖고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하는 극단은 전국적으로 흔치 않다. 광주 극단 푸른연극마을은 1993년 창단해 30년 동안 정기공연만 130여편 넘게 올려왔다. 자체 공연장인 씨어터연바람을 수차례 옮기는 등 평범치 않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극단이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새해 첫 무대로 의미있는 작품을 준비한다.

극단이 선보일 플로리앙 젤레르의 희곡 ‘아버지’는 지난 2012년 초연돼 프랑스 최고 연극상인 몰리에르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2021년 개봉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2관왕을 수상한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 ‘더 파더’의 원작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 국립극단이 선보인 바 있으며 지난해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했으나, 소극장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른연극마을은 이번 작품을 무대화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판권을 구매하는 등 기획 단계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치매를 앓는 80세 노인 앙드레 역의 밀도높은 연기가 요구되는 작품으로, 40여년 이상 연극에 몸 담아온 배우 오성완 푸른연극마을 대표의 새로운 대표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어떠한 지원도 없는 푸른연극마을의 자체 제작이며, 문화 비수기인 1월과 2월 사이 16일 동안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에서 이 같은 작품을 자체적으로 기획해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이 단체의 30년 저력을 증명하는 셈이다.

올해 문화예술계는 예산 삭감의 여파로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예술인들의 근심도 커진 상황이다.

지금 지역 연극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난의 시기를 이겨내고 꿋꿋하게 활동을 이어온 푸른연극마을의 지난 30년은 지역 예술에 큰 자산이다. 이들의 새로운 30년을 응원하며 소극장에서 연극 한편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광주 연극이 멈추지 않도록 지역 사회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때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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