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비즈니스 연결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포커스 이사람] 비주얼 아트 에이전시 노드닷 전동철 대표
프리랜서 예술인과 클라이언트 연결 대행·작업 총괄
도시재생지원센터·서울예대 등 대학 직무 강의 진행
영상·전시·교육 망라 입체적 크리에이티브 회사 추구
프리랜서 예술인과 클라이언트 연결 대행·작업 총괄
도시재생지원센터·서울예대 등 대학 직무 강의 진행
영상·전시·교육 망라 입체적 크리에이티브 회사 추구
입력 : 2023. 02. 19(일) 17:54

전동철 대표는 “예술과 비즈니스 둘 다 가능한 아티스트라는 자부심이 있다”면서 “미디어아트 전시, 아트 클래스 확장 등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스스로를 연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플랫폼의 발달과 함께 영상 콘텐츠는 빠른 성장세를 이뤘다. TV방송은 물론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 무대가 확장되면서 이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영상을 찍고 편집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영상 콘텐츠를 통해 누군가는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회사의 제품을 홍보한다.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영상과 사진 등 비주얼 아트 작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리랜서 아티스트들이 늘어났다. 점처럼 흩어져 있는 아티스트들을 찾아내고, 이들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곳과 이어질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업체가 지난해 광주에 문을 열었다. 전동철 대표가 이끄는 비주얼 아트 에이전시 ‘노드닷’(NODE DOT)이 그곳이다.
노드닷은 영상을 기반으로 사진 및 디자인, 교육 등을 망라하는 종합 크리에이티브 회사다. 회사명 ‘노드닷’은 ‘연결 교점’ 또는 ‘나무의 마디’를 뜻하는 단어 ‘노드’(NODE)와 점을 의미하는 ‘닷’(DOT)의 합성어로, 흩어져있는 아티스트와 클라이언트를 연결한다는 회사의 취지를 담고 있다.
전 대표가 노드닷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그가 대학생이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대학에서 영상이나 디자인이 아닌 일본어를 전공했다. 어릴 적부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덕분에 외국어와 사진, 악기 등을 찾아 배웠다. 고등학교 시절 사진 찍기와 통기타 연주가 취미였다. 외국어에 관심이 많은 특성을 살려 조선대 일본어과를 입학하게 됐다. 대학생활 동안 여행에 푹 빠져 사진과 영상을 찍고 편집해보면서 영상 제작에 처음 흥미를 느꼈다. 이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전시 운영 스태프로 1년 여간 경험을 쌓았고, 그 과정에서 예술 분야 업무와 적성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평소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온 덕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외국인 아티스트의 전시 관리 업무를 돕는 스태프로 일했어요. 그때 관련 업무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죠.”

그즈음 집안 가세가 크게 기울었고, 그는 대학을 중퇴했다.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그는 사회 경험을 고민한 끝에 중기부의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지원을 통해 광주 지역에 외국인과 한국인의 언어·문화교류 플랫폼을 만들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수요자가 없어 수익 창출에 실패했고 8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그는 첫 실패에 굴하지 않았다. 취미였던 영상과 관련된 일을 해볼까 고민하다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영상과 음악이 있는 뮤직비디오였다. 2018년 그렇게 서울로 상경해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 간단한 홍보 영상부터 창작 댄스 영상, 인디가수의 뮤직비디오 등을 작업하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새로운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가다 보니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여러 업체와 기관, 학교에서도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회사 홍보 영상부터 박람회 부스 스케치, 페스티벌, 인터뷰 영상 등을 소화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광주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밴드 투파이브 ‘나만 그리워하겠지’, 래퍼 Billion의 ‘Down’ 뮤직비디오, 가수 노라조 ‘순천 홍보 뮤직비디오’와 어쿠스틱 밴드 HWA의 라이브 공연 영상을 비롯해 베트남 하노이 인디뮤직 페스티벌 ‘BOHO FEST’ 공연 스케치, ‘강동 아티스트 페스티벌’ 공연 영상, ‘제23회 크리틱스 초이스 댄스 페스티벌’ 백그라운드 영상 등을 작업했다.
그렇게 다양한 작업을 하며 노하우를 터득하고 점차 그는 자신만의 회사를 꿈꾸게 됐다. 4년 여간 정든 서울 일터를 정리하고 광주로 내려왔다.
창업 초기에는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적절한 프리랜서 아티스트에게 매칭시켜주는 대행 에이전시를 구상했다. 포인트는 ‘예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하자’였다. 예술인들은 작업에, 클라이언트는 비즈니스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막상 회사 운영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한 것과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
“처음에는 모델 에이전시처럼 아티스트와 업체를 연결시켜주는 일을 생각했죠. 그런데 예술가들은 비즈니스를 잘 모르고 작품에만 매몰되는 경향이 있더군요. 계약 과정이나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해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전 대표는 아티스트와 클라이언트를 연결해주는 에이전시의 성격은 유지하되 작업이 매끄러울 수 있도록 중간에 개입하기로 했다. 이전의 경험을 살려 업체와 아티스트 양쪽의 입장과 관계성을 잘 아는 자신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계약이나 귀찮은 문제는 알아서 해결해주니 작업에만 집중하면 되고, 기업체 입장에서도 소통이 수월하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제시해주고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등을 알려주며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비즈니스의 강점은 거리적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클라이언트, 제주도에 있는 아티스트와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다. 2021년에는 미국 서부 한인마트 업체 ‘한남체인’으로부터 의뢰가 들어와 마트 안에 광고를 전시하는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아티스트와도 협업할 수 있어요. 촬영하고 편집 제작해 납품하면 되니까요. 그래서 회사를 광주에 차린 거죠.”
전 대표는 강사로서 강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예대 학생들을 상대로 미디어 실무 특강, 남원예술고 뮤직비디오 제작 강의, 목원대 영상 온라인 취업 특강 등을 열었으며, 10월에는 광주역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영상 기획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작은 성취의 경험이 모여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긍정적인 가치관의 배경에는 학창시절 일찍이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한 일이 컸다. 고등학교 2학년 오랜 암투병 끝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고, 어린 나이에 상주로 장례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며 많은 것을 느꼈던 거 같아요. 인생이 짧고 덧없다는 것, 사람이 빈손으로 세상에 왔다 빈손으로 떠난다는 것에 대해 깨닫고 나서 남은 인생을 정말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전 대표는 여러 문화예술 분야를 망라한 콘텐츠 비즈니스를 꿈꾼다고 밝혔다. 클라이언트에만 의존하는 회사가 아닌, 수익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콘텐츠 비즈니스 업체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서 멈추는 게 아니라 계속해 연구하고 변화를 꾀해 차별화를 두겠다는 포부다. 관심 분야인 미디어아트 전시, 아트 클래스 확장 등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스스로를 연마할 생각이다.
“요즘은 한 가지만 잘해서는 부족한 시대잖아요. 저는 예술과 비즈니스 둘 다 가능한 아티스트라는 자부심이 있죠. 돈도 벌고, 문화예술도 할 수 있는 올라운드플레이어 말예요. ‘너는 예술인이냐, 사업가냐’ 하는 질문을 받을 때면 ‘잘 하고 있구나’ 생각이 듭니다.”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영상과 사진 등 비주얼 아트 작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리랜서 아티스트들이 늘어났다. 점처럼 흩어져 있는 아티스트들을 찾아내고, 이들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곳과 이어질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업체가 지난해 광주에 문을 열었다. 전동철 대표가 이끄는 비주얼 아트 에이전시 ‘노드닷’(NODE DOT)이 그곳이다.
노드닷은 영상을 기반으로 사진 및 디자인, 교육 등을 망라하는 종합 크리에이티브 회사다. 회사명 ‘노드닷’은 ‘연결 교점’ 또는 ‘나무의 마디’를 뜻하는 단어 ‘노드’(NODE)와 점을 의미하는 ‘닷’(DOT)의 합성어로, 흩어져있는 아티스트와 클라이언트를 연결한다는 회사의 취지를 담고 있다.
전 대표가 노드닷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그가 대학생이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대학에서 영상이나 디자인이 아닌 일본어를 전공했다. 어릴 적부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덕분에 외국어와 사진, 악기 등을 찾아 배웠다. 고등학교 시절 사진 찍기와 통기타 연주가 취미였다. 외국어에 관심이 많은 특성을 살려 조선대 일본어과를 입학하게 됐다. 대학생활 동안 여행에 푹 빠져 사진과 영상을 찍고 편집해보면서 영상 제작에 처음 흥미를 느꼈다. 이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전시 운영 스태프로 1년 여간 경험을 쌓았고, 그 과정에서 예술 분야 업무와 적성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평소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온 덕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외국인 아티스트의 전시 관리 업무를 돕는 스태프로 일했어요. 그때 관련 업무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죠.”

팀원들과 작업 중인 전 대표

광주역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영상 기획 강의 모습
그는 첫 실패에 굴하지 않았다. 취미였던 영상과 관련된 일을 해볼까 고민하다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영상과 음악이 있는 뮤직비디오였다. 2018년 그렇게 서울로 상경해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 간단한 홍보 영상부터 창작 댄스 영상, 인디가수의 뮤직비디오 등을 작업하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새로운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가다 보니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여러 업체와 기관, 학교에서도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회사 홍보 영상부터 박람회 부스 스케치, 페스티벌, 인터뷰 영상 등을 소화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광주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밴드 투파이브 ‘나만 그리워하겠지’, 래퍼 Billion의 ‘Down’ 뮤직비디오, 가수 노라조 ‘순천 홍보 뮤직비디오’와 어쿠스틱 밴드 HWA의 라이브 공연 영상을 비롯해 베트남 하노이 인디뮤직 페스티벌 ‘BOHO FEST’ 공연 스케치, ‘강동 아티스트 페스티벌’ 공연 영상, ‘제23회 크리틱스 초이스 댄스 페스티벌’ 백그라운드 영상 등을 작업했다.
그렇게 다양한 작업을 하며 노하우를 터득하고 점차 그는 자신만의 회사를 꿈꾸게 됐다. 4년 여간 정든 서울 일터를 정리하고 광주로 내려왔다.
창업 초기에는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적절한 프리랜서 아티스트에게 매칭시켜주는 대행 에이전시를 구상했다. 포인트는 ‘예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하자’였다. 예술인들은 작업에, 클라이언트는 비즈니스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막상 회사 운영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한 것과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
“처음에는 모델 에이전시처럼 아티스트와 업체를 연결시켜주는 일을 생각했죠. 그런데 예술가들은 비즈니스를 잘 모르고 작품에만 매몰되는 경향이 있더군요. 계약 과정이나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해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전 대표는 아티스트와 클라이언트를 연결해주는 에이전시의 성격은 유지하되 작업이 매끄러울 수 있도록 중간에 개입하기로 했다. 이전의 경험을 살려 업체와 아티스트 양쪽의 입장과 관계성을 잘 아는 자신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계약이나 귀찮은 문제는 알아서 해결해주니 작업에만 집중하면 되고, 기업체 입장에서도 소통이 수월하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제시해주고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등을 알려주며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뮤직비디오 디렉틱 중인 전 대표

에너지드링크 ‘셀시어스’ 인터뷰 영상 촬영 모습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아티스트와도 협업할 수 있어요. 촬영하고 편집 제작해 납품하면 되니까요. 그래서 회사를 광주에 차린 거죠.”
전 대표는 강사로서 강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예대 학생들을 상대로 미디어 실무 특강, 남원예술고 뮤직비디오 제작 강의, 목원대 영상 온라인 취업 특강 등을 열었으며, 10월에는 광주역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영상 기획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작은 성취의 경험이 모여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긍정적인 가치관의 배경에는 학창시절 일찍이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한 일이 컸다. 고등학교 2학년 오랜 암투병 끝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고, 어린 나이에 상주로 장례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며 많은 것을 느꼈던 거 같아요. 인생이 짧고 덧없다는 것, 사람이 빈손으로 세상에 왔다 빈손으로 떠난다는 것에 대해 깨닫고 나서 남은 인생을 정말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전 대표는 여러 문화예술 분야를 망라한 콘텐츠 비즈니스를 꿈꾼다고 밝혔다. 클라이언트에만 의존하는 회사가 아닌, 수익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콘텐츠 비즈니스 업체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서 멈추는 게 아니라 계속해 연구하고 변화를 꾀해 차별화를 두겠다는 포부다. 관심 분야인 미디어아트 전시, 아트 클래스 확장 등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스스로를 연마할 생각이다.
“요즘은 한 가지만 잘해서는 부족한 시대잖아요. 저는 예술과 비즈니스 둘 다 가능한 아티스트라는 자부심이 있죠. 돈도 벌고, 문화예술도 할 수 있는 올라운드플레이어 말예요. ‘너는 예술인이냐, 사업가냐’ 하는 질문을 받을 때면 ‘잘 하고 있구나’ 생각이 듭니다.”
김민빈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