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세월 속 소회 되새긴 ‘87년의 삶’
최정자 네 번째 수필집 ‘발길 머무는 곳에’ 출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까’ 등 4부 37편 구성
입력 : 2023. 02. 19(일) 17:53
‘발길 머무는 곳에’
올해 87세를 맞이한 원로 최정자 수필가의 네 번째 수필집 ‘발길 머무는 곳에’(예원 刊)가 최근 나왔다.

이번 수필집은 작가의 신작부터 그간 여러 문집에 발표해온 작품을 모은 것으로 총 4부 37편이 수록됐다. 에세이문학과 월간에세이, 문학나무, 문학정신, 에세이스트 등에 발표한 작품 등 1957년 발표한 광주YMCA 회원 칼럼부터 2022년 전남여고문학에 발표한 작품까지가 실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지난 세월을 추억하거나 그 시간을 겪으며 느낀 소회를 한 자 한 자 밝힌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까’에서는 ‘물 흐르듯 하는 길은 어떤 삶일까? 해답은 모르지만 나는 오늘도 적게 먹고, 날마다 혼자 걸으며 사색하고, 마음 속을 비우려고 애를 써본다. 나름대로 그게 물 흐르듯 사는 방법이라 생각하며….’라고 하거나 ‘안개일까 연기일까’에서 ‘살아오면서 비슷한 일을 숱하게 겪었다. (중략) 그 당시는 도무지 출구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지레 질식할 듯했다. 그럴 때마다 만일 기도라는 통로가 없었다면 아마도 여기까지 이르지 못했으리라’라고 노래한다.

‘잃어버린 별을 찾아’와 ‘그가 건너는 강’, ‘세월을 세워 둔 곳’, ‘여울물 독서클럽의 추억’과 ‘떠남과 보냄’, ‘아직도 나는 습작 중’ 등에서도 이같은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언제부터인지 마음이 무거워져 갔다. 잘나나 못나나 내 새끼들인 것을, 뿔뿔이 헤어져 지내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이렇게 해서 마련한 네 번째 오두막이다. 잠시라도 쉼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최정자 수필가는 전남매일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으며,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이제는 원점’, ‘물 흐르듯’, ‘발길 머무는 곳에’ 등을 펴냈다. 현재 시누대, 전남여고문인회 고문을 맡고 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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