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초대석]박종탁 농협 전남지역본부장
"누구나 살고 싶은 농업·농촌 만들겠다"
제3회 조합장선거 대비 공정선거문화 정착 앞장
지자체와 협력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총력’
쌀값 회복 최우선 과제…신품종 생산기반 확대
입력 : 2023. 02. 12(일) 18:53
“지난해 쌀 값 하락과 고유가,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업인에 대한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농업·농촌을 둘러싼 여건이 어렵지만 지역사회와 상생을 통해 농업인들에게 안심을 주는 전남농협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지난달 제39대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으로 취임한 박종탁 본부장의 포부다. 박 본부장은 지난 1997년 농협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26년간 근무하면서 폭넓은 경험과 식견을 쌓고, 원만한 대인관계로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과 덕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 자금부와 기획조정실, 상호금융국내증권부 뿐만 아니라 농협은행 공공금융부, 여수시지부 등 중앙회와 은행을 오가며 영업성과와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전남의 농업 발전과 농업인의 소득향상을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종탁 본부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달 농협 전남본부장으로 취임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전남농협 본부장으로 발령받고 며칠간은 제대로 잠을 못 이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도이자 고향인 전남에서 헌신할 기회를 얻어 설레는 기쁨도 있었지만 지난해 쌀 값 하락과 고유가,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업인에 대한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농업·농촌을 둘러싼 여건이 어렵지만 눈과 귀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농업인과 함께 호흡했던 선배 농협인들의 자세를 본받아 전남의 농업 발전과 농업인의 소득향상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전남농협 144명 조합장들의 지혜와 1만 임직원의 단결된 힘으로 ‘누구나 살고 싶은 농업·농촌’을 꼭 만들어내겠다.



-올해 중점추진 사업은.

△농촌에 활력이 넘치도록 하겠다. 생기가 도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판매사업 활성화를 추진해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 경쟁력 있는 품목을 육성해 4조3000억원의 판매 목표를 달성하고 생산자조직을 240개로 확대 육성할 계획이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강점인 공동구매와 공동물류를 적극 활용하겠다. 농자재와 사료 등 영농자재를 공동구매 하고, 생산지와 소비지를 잇는 공동 물류체계를 완성해 비용절감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에도 힘쓰겠다. 또한 공동사업 표준모델을 개발해 도시농협과 농촌농협이 상생하도록 하겠다. 농촌지역에 치유농업을 위한 주말농장을 만들고 농업인 복지시설을 설립하는데 도시농협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생각이다. 광주, 서울 등 도시권 소비지에 전남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도농상생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에도 각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농협은 국민에게 건강하고 신선한 농축산물을 공급해야하는 소명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 농업인이 정직하게 생산한 농축산물을 국민 여러분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식품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가축질병 예방체계 확립에도 철저를 기하겠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준비는.

△3월 8일은 앞으로 4년간 농축협을 이끌어 나갈 조합장을 선출하는 날이다. 전남에는 144개의 농축협이 있다. 합병으로 선거를 실시하지 않는 담양농협과 여천농협을 제외한 142개의 농축협에서 조합장을 새로 뽑게 된다. 농축협 조합장 선거를 불법 선거운동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선거로 만들기 위해 전남농협은 ‘우리농협의 미래, 깨끗한 나의 한 표로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명선거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선거 입후보 예정자 대상으로도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공명선거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와 합동으로 홍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기고문을 주요 일간지에 게재하고 전단지와 현수막을 활용해 조합원들에게 깨끗한 투표를 통해 신뢰받는 농축협을 만들자고 호소하고 있다. 조합원 여러분께서도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적극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고향사랑기부제 추진은.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촌지역을 살릴 유일한 대안이 될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소멸위기에 놓인 지자체의 재정에 보탬을 주고 농업·농촌에도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 제도 도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향사랑 답례품 대부분이 농수축산물로 선정되고 있어 농업인의 소득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1월 1일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자마자 대통령, 지자체장,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운동선수, 유명연예인 등 여론에 영향력이 큰 유명인들의 기부가 계속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에 따라 농업·농촌의 미래가 좌우된다 할 수 있고, 농협은 사업기반 대부분을 농업·농촌에 두고 있어 전남농협은 모든 국민이 동참하는 기부문화 조성을 위해 홍보활동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현행법상 지자체의 기부금 모금활동 및 적극적인 기부 권유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전남농협은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력해 출향민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역 축제장을 찾은 도시권 거주자에게 전남의 농축산물 답례품을 홍보하는 전시장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많은 지자체에서 농협을 답례품 공급자로 선정한 만큼 기부자에게 제공할 답례품 준비에 철저를 기해 전남으로 가장 많은 기부금이 모이는 데 일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방소멸 위기 대응은.

△발표하는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남은 전국에서 소멸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소멸위험지역으로 언급된 곳은 타 지역에 비해 고령농 비중이 높고 인구유출 속도도 빨라서 영농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전남농협은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청년농업인 육성 사업과 농촌관광 활성화를 통한 관계인구 확보를 집중 추진하고 있다. 청년농업인을 집중 육성하는 농축협에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전남도와 협력을 통해 청년농을 대상으로 스마트 농업기술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리고 농업에 뜻을 둔 청년들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현장 체험기회까지 제공하는 농협의 ‘청년농부 사관학교’를 통해 신규 청년농의 유입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후계농, 4-H 청년농 등 경험이 많은 선배 농업인과 청년농 사이를 잇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마련해 청년농의 자립을 돕겠다. 또한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팜스테이 마을 25개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도시민의 농촌 휴가가기 캠페인을 전개해 팜스테이 마을에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농산어촌 유학생을 대상으로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겠다. 특히 전사적인 ‘도농社랑운동’을 전개해 광주·전남 연고기업과 전남관내 농축협의 도농교류도 촉진시키겠다. 전남도의 2022년~2023년 전남 방문의 해 지정에 맞춰 우리지역을 찾는 관광객·유학생·기업체 임직원 등을 관계인구로 진화시키는 노력을 통해 전남 농업·농촌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도록 하겠다. 다행스럽게도 지자체에서 파격적인 양육수당을 지급하거나 위기 극복을 위한 민·관·산·학 협력단을 출범하는 등의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고,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이 제정돼 교부세 특례를 통한 위기극복 재원 마련과 부족한 보육 교육, 의료, 교통, 문화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앞으로도 전남농협은 지자체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지방소멸을 막고 누구나 살고 싶은 농업·농촌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쌀값 안정을 위한 노력은.

△전남도민의 16%인 29만8000명의 농가인구를 주 소득품목 기준으로 살펴보면 43.7%의 농업인이 쌀농사를 통해 농업소득을 올리고 있다. 전남 농업인의 절반정도는 쌀값에 따라 소득 규모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어 쌀 수급이 안정되어야만 농업인이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전남농협은 전남 농업을 지킨다는 각오로 쌀값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정부·지자체와 협력해 전략작물직불제와 가루 쌀 생산단지 육성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해 재배면적의 단계적 감소를 유도할 방침이다.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RPC(미곡종합처리장) 시설 현대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신품종 ‘강대찬’, ‘새청무’ 생산기반을 확대해 제 값 받는 전남 쌀을 만들겠다. 전남 쌀 대표 브랜드 ‘풍광수토’를 알리는 홍보활동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쌀 소비촉진을 위해 아침밥 먹기 운동과 쌀 빵 시식회 등도 지속 실시하고, 전남농협은 23개 RPC를 운영 중인데 RPC와 지역 기업사이의 매칭사업을 추진하겠다.



-상생하는 100년 전남농협 구현을 위한 계획은.

△농협은 지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올해 창립 62주년을 맞았다. 지역민의 절대적인 지지가 없이는 농협의 62년 역사는 불가능한 세월이라고 생각하고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한 나눔 활동을 적극 펼쳐나가겠다. 전남농협은 명절맞이 취약계층에 대한 농산물 꾸러미 지원을 하고 있고, 고령농업인에게 보행보조기를 무상으로 보급해 생활편의를 높이는데도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희망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특히 의료시설이 낙후된 시골지역을 대상으로 서울대학교 병원 등과 협력을 통해 실시하고 있은 의료지원, 장수사진 촬영, 돋보기 지원 사업은 농업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복지사업이다. 몇몇 지역대학과 농협의 협력 사업으로 시작된 ‘대학생들의 재능기부, 찾아가는 농촌복지센터’는 광주·전남 관내 대학들의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해 운영 규모를 확대해 나가겠다. 디지털 기기의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이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1:1 교육을 실시하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교육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농기계 수리 센터가 없는 도서·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농기계 순회수리 사업을 실시하고 농기계 안전사용 교육을 함께 진행하겠다. 우리 주변을 꼼꼼히 살펴 고령농가, 다문화가정, 홀몸노인 등 농촌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 안정망 구축으로 지역민과 상생하는 100년 전남농협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민들께 당부할 사항은.

△먼저 농업·농촌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농협사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지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농협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몇 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겠다. 우선 가뭄 극복을 위한 물 절약운동에 적극 동참해주시기 바란다. 광주·전남지역 식수공급을 전담하는 주암댐과 동복댐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단순히 농업용수의 부족을 넘어서 식수의 고갈을 염려해야할 수준으로 다급한 상황이다. 전남농협은 제한급수지역인 노화도·보길도·청산도 등 도서지역에 생수 400t(2리터 20만병)을 1월초에 공급했으며, 영농철 농업용수 부족에 대비해 사전적 관수장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남도와 연계한 물 절약 캠페인에도 범농협 임직원이 적극 동참하도록 하겠다. 아울러 오는 3월 8일에 예정된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공명선거 문화 조성에 적극 동참해주시기 바란다. 조합원 여러분의 공명선거에 대한 의지 없이는 깨끗한 선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남농협도 지역민 여러분의 농협에 대한 신뢰에 깨끗한 선거로 보답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 이와 함께 고향사랑 기부문화 조성에 적극 동참해주시기 바란다. 기부금은 지방의 소멸을 막고, 농촌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지역민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어 우리의 고향 아름다운 전남을 지켜내는 데 사용될 것이다. 세액공제 혜택과 답례품 수령 등 고향사랑기부의 개인적인 이익을 뛰어넘는 ‘내 고향 전남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고향사랑 기부로 아낌없이 표현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전남농협도 범농협 임직원이 동참하는 기부 캠페인을 적극 펼쳐나가겠다.



[프로필]

▲1969년 여수 출생

▲여수고 졸업

▲서울대 농화학과 졸업

▲농협중앙회 자금부

▲농협은행 여수시지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 국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국내증권부장

▲현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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