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 오간 흔적들 시어로 승화
박광영 시집 ‘발자국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 출간
입력 : 2023. 02. 12(일) 17:33
‘발자국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
박광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발자국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문학들 刊)이 최근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는 4부에 걸쳐 총 60편이 수록됐다. 이를 통해 ‘밥’과 ‘별’ 사이 거리를 오간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인생은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살 수밖에 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 중심을 잡는 일일 것이다. 꿈과 현실의 괴리 앞에서 긴장하고 갈등하며 살아온 시인은 어느 날 모내기를 하면서 밥과 별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한가지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흙탕물에 모(밥)를 심는 행위가 파란 하늘에 별을 심는 행위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이다.

그는 ‘석류알처럼 반짝이던//그이의 고른 이를 생각한다//문득,//유월의 저무는 무렵’(‘문득, 유월’)이라고 ?는다. 사랑과 반성을, 사죄를. 이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에 각기 남아 있는 무수한 그이를 되새기게 해준다.

박광영 시인
시인의 시는 ‘오솔길을 걷다/정수리쯤 걸려 있는 거미줄//밤새,/냉한 가슴만 움켜잡았나/이슬방울 가득하다//생은, 빈털터리/그러나 서툰 투망질에도/빛나는 때가 있다’(‘새벽’)처럼 진솔한 직관과 고백을 통해 독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실과 꿈의 거리를 오가며 오래 전 읽어버린 동심, 곧 삶의 진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박광영 시인은 광주 출생으로 지난 2014년 계간 ‘시와정신’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만큼의 거리’와 수필집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를 펴냈으며, 2019년 ‘시와정신’ 시인상을 수상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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