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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온 美 아방가르드 영화 거장 대표작 만나볼까
요나스 메카스 탄생 100주년展
내년 2월까지 광주시립미술관서
‘소호와의 작별 사중주’ 국내 첫선
백남준 ‘시스틴 채플’도 처음 선봬

2022. 11.29. 19:38:47

요나스 메카스 作 ‘소호와의 작별 사중주’

백남준 作 ‘시스틴 채플’
‘소호와의 작별 사중주’가 국내는 물론이고 광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요나스 메카스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소호를 떠나며 애정어린 시선으로 작별 인사를 남기는 4부작의 영상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2017년 ‘요나스 메카스 회고’전에서조차 이 작품은 선보이지 않았었다. 그만큼 이번 전시가 갖는 의미가 깊다는 이야기다.

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 1922∼2019)는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이자 영화비평가, 실험영화 감독, 그리고 시인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필름 다이어리(영화일기)’ 라는 새로운 방식의 영화 기법을 창안한 장본인이다. 이런 그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때마침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시립미술관이 29일 개막, 오는 2023년 2월28일까지 미술관 본관 제1, 2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요나스 메카스+백남준: 나의 친애하는 친구들에게(To All My Dear Friends)’전이 그것이다. 출품작은 ‘소호와의 작별 사중주’를 포함해 ‘파괴 사중주’, ‘여행 서사시’, ‘앤디 워홀에게 이 상을 드립니다’ 등 영상 설치 15점과 아카이브 자료 100여 점.

리투아니아 문화원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한국과 중국에서 리투아니아 영사로 활동했던 토마스 이바나우스카스(Tomas Ivanauskas·빌뉴스 거주)씨가 한국을 처음 찾았을 때 서울과 광주 두 도시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돼 광주에서 전시가 성사된 셈이다. 백남준은 올해 탄생 90주년으로 이 두 예술거장 간 우정을 되새기는 자리로도 손색이 없다. 토마스 이바나우스카스는 요나스 메카스의 탄생 100주년 행사를 제안했다.

요나스 메카스
요나스 메카스의 친필을 복원한 지인들 이름
요나스 메카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파리, 런던, 뉴욕, 베를린, 타이페이, 로마, 베니스, 도쿄, 홍콩 등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그의 작품과 문화적 유산을 기리는 ‘Jonas Mekas 100!’의 하나로 마련된 것으로 전시 뿐만 아니라 영화 상영회, 심포지엄 등이 진행 중이다.

그는 미국 최초의 영화 평론지 ‘필름 컬처’(1954)를 창립하고, 최대 규모의 뉴욕 대안신문인 ‘빌리지 보이스’에 17년간 영화 칼럼을 기고해온 영화 평론가이기도 했다. 현재 그가 만든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아방가르드 영화의 아카이브 공간이자 필름 상영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1960년대 전쟁 이후 혼란했던 시대 속에서도 일상 속 친구, 우정, 외로움들을 소재로 한 짧은 영상들의 조각들은 ‘영화 일기(필름 다이어리)’라는 그만의 새로운 방식의 영화 기법으로 창안됐다. 이는 그의 주요 작품 세계가 됐고 현재 실험영화사에서 일기체 영화의 창시자로 불린다. 이것은 실험 영화사에 큰 획을 그으며 아방가르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독자적인 ‘영화 일기’ 속 동료 예술가들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애정 어린 시선에 주목한다. 함께 뉴욕에서 거주하며 같은 이민자 예술가로서 서로를 가까이 또는 멀리서 격려하고 응원한 백남준과 요나스 메카스의 예술적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요나스 메카스가 그린 소호 일대 지도로 지인들이 사는 곳에 그들의 이름을 표기해 놓은 점이 이채롭다.
개막식에 앞서 요나스 메카스의 방을 복원한 공간에서 포즈를 취한 토마스 이바나우스카스와 세바스찬 메카스(오른쪽).
주요 작품으로는 요나스 메카스가 처음으로 만든 영화일기(필름 다이어리) 형식의 영화 ‘월든’(Walden), ‘여행 서사시’(Travel Songs)를 비롯해 ‘파괴 사중주’와 앞에서 언급한 ‘소호와의 작별 사중주’ 등이 상영된다. 여기다 활동했던 여러 플럭서스 예술가들의 활동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앤디 워홀, 조지 마키우나스, 오노 요코 등을 촬영한 여러 개의 짧은 영상 및 사진으로 ‘플럭서스 친구들’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 특별코너로 백남준이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대표로 참가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시스틴 채플’(Sistine Chapel)이 광주에서 처음 관람객들을 만난다. 이 작품은 요나스 메카스와 함께 동시대에 활동했던 플럭서스 예술가들의 이미지가 투사되는 영상으로 이뤄진 4채널 비디오 설치영상이다. 백남준은 르네상스 미술의 정수인 시스틴 예배당의 천장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40여 개의 프로젝터로 투사돼 서로 다른 크기의 중첩된 이미지와 이들이 만들어 낸 영상 패턴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비치면서 빛과 소리의 매혹적 환경을 만들어 낸다.

아울러 요나스 메카스와 백남준의 인터뷰 영상, 이 둘의 우정 및 교류의 흔적들을 망라해 요나스 메카스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도서, 포스터, 시(詩) 등도 아카이브 자료로 소개된다.

전시장 입구 요나스 메카스 대형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토마스 이바나우스카스와 세바스찬 메카스(오른쪽).


광주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요나스 메카스가 여러 영화를 통해 건네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라 할 수 있다. 그의 영화들은 복잡했던 전후 상황 속에서도 늘 유머, 시, 노래와 춤이 함께하며 친구들의 일상들을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면서 “평범할 수 없었던, 잔혹했던 시절 속에서도 평범한 순간들의 기록을 포착하는 요나스 메카스의 필름을 통해 그의 영화 인생과 예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대행사로는 12월 중순께 핍 초도로프(Pip Chodorov)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와 ‘요나스 메카스 필름’ 토크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한편 개막식(29일 오후 4시)에 앞서 광주를 찾은 토마스 이바나우스카스 외에 요나스 메카스의 아들인 세바스찬 메카스(Sebastian Mekas·요나스 메카스재단 이사장·미국 뉴욕)도 부친의 작품을 설명하는 자리에 참여했다. 토마스 이바나우스카스는 28일부터 30일까지 광주에 머물고, 세바스찬 메카스는 28일과 29일 이틀동안 광주에 머물렀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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