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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난민촌 자립 돕기 시동 "다양한 삶 공유"
비영리단체 록빠의 문화거점 ‘사직동 그가게 나주에서’
2000여 책·수제품 구비 女작업장·어린이도서관 운영
판매 수익금 전액 어린이그림책 발간…‘土마을가게’도

2022. 07.03. 18:24:43

티베트 난민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단체 록빠(Rogpa)가 운영 중인 문화거점 ‘사직동 그가게 나주에서’

나주 가게에서는 인도 다람살라에 위치한 여성작업장에서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다.
나주 영산포로에 티베트 난민의 자립을 도우며 나눔의 가치를 전하는 곳이 있다. 티베트 난민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단체 록빠(Rogpa)가 운영 중인 문화거점 ‘사직동 그가게 나주에서’가 그곳이다.

영산포 거리 한 2층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이곳은 지난해 문을 열어 지난 5월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인도의 맛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카페이자 책방, 소품판매점으로 인도 북부 다람살라의 티베트 난민촌의 자립을 돕기 위해 마련된 소통 거점이다.

가게 안은 이국적인 수공예품으로 가득하다. 천으로 제작된 소품은 나무를 깎아 만든 도장을 활용, 직물에 천연염료를 묻혀 찍어낸 인도 전통 천연염색기법으로 만들어졌다. 자수소품과 다양한 향을 맡아볼 수 있는 인텐스 등도 판매되고 있다.

안쪽 방안에는 낮은 좌식 책상과 책들이 불규칙적으로 쌓여있다. 민주화와 난민, 티베트에 관한 책부터 전국에서 기부받은 2000여 권의 책들로 가득하다. 마음에 드는 책은 구매도 가능하다. 인도에서는 볼 수 없는 시원한 짜이 등 이국적인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책 판매 수익금은 전액 티베트 어린이들을 위한 티베트어 그림책 발간에 사용된다. 그동안 10군데 학교에 록빠 책장을 두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순환적으로 책을 교체해주거나 희망도서를 구입해 비치했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외부인이 학교로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그림책 출간만 하고 있다.

이곳은 록빠의 빼마(연꽃) 남현주씨가 주축이 돼 이끌고 있다. 혼자 하다 보니 금~월요일, 낮 12시30분부터 6시30분까지만 운영한다.

‘사직동 그가게 나주에서’ 내부 전경
‘사직동 그가게 나주에서’를 찾은 사람들이 소품을 고르고 있는 모습.
록빠는 티베트어로 ‘친구’ 또는 ‘돕는 이’라는 뜻으로, 빼마씨와 티베트인 텐진 잠양씨가 운영 중인 NGO단체다. 이들은 2005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난민을 위한 탁아소를 설립한 데 이어 2008년부터는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성 작업장 및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작업장에서는 2년 간 재봉기술 교육을 실시하며, 교육을 마치면 작업장 구성원으로 일하거나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8년간 인도에 거점을 두고 1년 중 한 두달만 입국해 생활했다는 빼마, 잠양씨는 인도에서 록빠를 찾아 자원봉사를 했던 한국인 여행자들과 인연을 이어왔고, 이들이 국내에 돌아와서도 티베트 난민을 도울 수 있도록 거점을 마련한 게 서울 ‘사직동 그 가게’의 시작이다. 록빠 가게인 ‘사직동 그 가게’는 여성들이 재봉틀을 이용해 손수 만든 수제품을 선보이며 판매해 왔다. 인도에 이어 2010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사직동 그 가게’를 냈으며 나주는 세번째 가게인 셈이다.

서울 토박이인 빼마씨가 나주에 가게를 오픈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 덕분이다. 지난해 목포에 들리면서 나주를 알게 됐고, 인도에서 고산지대에 살던 그는 나주의 풍광이 평화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산강을 사이에 두고 터를 잡고 영산포 거리에 가게를 내게 됐다.

가게 문을 열면서 ‘지역에 잘 스며들자’는 목표가 생겼다는 빼마씨는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의 교류가 이어져 지역에 다양한 문화가 생겨났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기부받은 책들을 앉아서 볼 수 있게 마련된 공간.
가게 한 켠에 기부받은 책들과 인도 인센스가 비치돼 있는 모습.
이에 지난 5월 나주에 문화씨앗을 뿌린다는 의미의 행사를 마련했다. 음악회 뿐만 아니라 영산포 골목 여행길 및 지구상점과 함께한 줍깅 등으로 이뤄진 ‘씨앗 한 톨 속 평화음악회’다. 또 지난달에는 ‘비어 피스 나잇’도 열었다. 뮤지컬 다큐멘터리 ‘Planet A’ 상영회, 해남 수제 에일맥주, 목포 가정식 비건식당 ‘최소한끼’의 음식 등이 어우러진 행사였다.

‘되살림장터’도 열 계획이다. 사용할 수 있지만 필요가 없는 소형전자 제품을 기부받고 직접 판매도 가능하다. 직접 키운 식재료나 수제품 등도 내놓을 수 있다.

8월부터는 매주 ‘토요마을가게’를 운영, 나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물건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마씨는 “인적이 드문 영산포 구석에서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다”며 “‘평화’라는 주제로 작고 큰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는 대안 공간 운영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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