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구조활동 비협조적…수색 의지 없어"
실종자 가족들 성토…‘모든 작업서 배제’ 촉구
소방도 비난…"사고 수습보다 책임 회피 급급"
입력 : 2022. 01. 23(일) 18:55
문희준 서구긴급구조통제단장이 22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 내부에서 취재진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와 관련, 시공사인 현대사업개발의 사고 수습 진정성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23일 사고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대로 된 인력도, 장비도 지원하지 않고 수색 의지도 없어 보이는 현대산업개발을 작업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족협의회 대표 안모씨는 “수색작업을 위해 22일 소방대원들이 오후 10시께까지 기다렸지만 함께 진입할 작업자가 없어 어떠한 수색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현산은 최소한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날 수색 작업이 예정됐던 22층 내부는 건물이 붕괴하면서 대각선으로 콘크리트 덩어리가 내려앉은 상태다. 수색을 위해서는 작업자가 콘크리트를 깨면서 구조대원과 함께 안쪽으로 진입해야 한다.

안 대표는 “현산은 하루 8시간 근로 기준을 지켜야 해서 인력 투입이 어렵다고 하는데, 임금을 올리든지 추가 인부를 투입하면 될 것”이라며 “가족들은 피가 말라가고 있는데 현산은 주간에만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산은 (여론 비판 때문에) 사기가 저하돼 힘들고 어렵다고 한다”며 “사기가 저하된 집단에 구조를 맡기고 있는 셈이니, 힘들다는 현산을 제외하고 국가가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실종자 가족들도 현산의 소극적 구조 지원을 질타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소방대원들이 20층에 마련된 전진지휘소까지 걸어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리프트나 사다리차도 마련되지 않았는데,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중장비들이 지원될 리 없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실종자의 자녀는 “현산 때문에 발생한 사고인데, 현산에게 요구를 해도 어떠한 것도 들어주지 않는다”며 “이렇게 호소밖에 할 수 없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현산을 믿지 못하겠으니 가족들이 현장으로 들어가 수색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현수막을 내걸고 피켓을 들며 적극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소방공무원들도 현대산업개발의 비협조적인 구조활동 행태를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소방지부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현장에서 현대산업개발이 구조활동에 비협조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며 “후안무치한 현산에게는 시민의 세금 10원조차 아깝다”고 성토했다.

광주지부는 “참사 발생 후 현장 구조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재난 현장이기 때문에 구조활동에 많은 어려움은 있지만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며 구조대원들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종자의 구조와 빠른 수습을 위해 누구 하나 없이 손을 걷어 붙이고 힘을 보내고 있다”며 “붕괴 참사의 당사자 현산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실종자 수색과 사고 수습보다 부실공사 해명과 책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산은 광주시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수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이번 사고로 발생된 모든 비용의 십원짜리 하나 빠짐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성국 기자 stare81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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