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섬'…오지·낙도서 '살고 싶은 섬‘ 변모
전남도, 방문객 3년새 100만 돌파..귀어민도 늘어
미술관 등 특색있는 섬 개발…주민 소득 증대 눈길
입력 : 2019. 08. 22(목) 19:18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강진군 가우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출렁다리를 건너고 있다.
‘오지·낙도’로 여겨졌던 전남의 섬들이 ‘가고 싶고, 살고 싶은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 2015년부터 추진 중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을 통해 막무가내식 개발이 아닌 섬 생태자원 보존·재생, 섬 문화 발굴 등 섬의 가치를 키워 섬의 관광 자원화가 이뤄지면서 방문객 증가와 귀어민 유치, 섬 주민들의 소득 증대로까지 이어지며 섬을 통한 ‘블루 투어, 블루 라이프’가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첫해인 2015년 여수 낭도 등 6개 섬을 시작으로 매년 2개 섬을 추가 선정, 현재 14개 섬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24개 섬을 선정해 육성할 계획이다.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14개 섬 가운데 8개 섬이 오픈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2015년 선정된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신안 반월·박지도 등 6개 섬의 방문객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상전벽해’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증가했다.

선정 전인 2014년 6개 섬의 방문객은 26만9703명에 불과했지만 3년만인 2017년 4배 규모인 106만653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연홍도의 경우 2014년 3522명에서 2017년 3만929명으로 10배 넘게 늘어났고, 가우도는 같은 기간 17만6330명에서 87만3057명으로 방문객 수가 무려 69만6727명이나 증가했다.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연홍도는 산책로 조성, 마을회관과 미술관 리모델링, 펜션 신축, 안내센터·소나무 카페·마을 공동작업장 등을 구축해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우도의 경우 CCTV 설치, 숲 속 산책로 조성, 홈페이지 구축, 마을식당 태양광 설치, 진입산책로 경관조명 설치, 마을공동 커뮤니티 센터 건립 등으로 관광객들의 편의제공을 확대했다.

섬 방문객 증가뿐 아니라 섬 생활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고 싶은 섬에 귀어민도 늘고 있다.

2015년 이들 섬에 처음으로 6가구 9명이 이주한 데 이어, 2016년 10가구 12명, 2017년 14가구 22명, 지난해 15가구 16명 등 지금까지 총 45가구 59명이 귀어해 섬 주민으로 정착했다.

떠나는 곳, 사람이 줄어가는 곳으로 여겨졌던 전남 섬의 이미지를 탈피해 살고 싶은 섬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섬에서는 마을식당, 카페, 게스트하우스, 특산물 판매 등으로 3년간 14억7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해 주민 소득 증대에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2017년까지 3년간 큰 폭으로 증가하던 방문객이 지난해에는 염전노예 사건과 기록적 폭염이 겹치면서 소폭 감소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무더위에 쉬어갈 수 있는 편의시설 등의 확충이 이뤄져야 전남의 섬이 ‘블루 이코노미’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양근석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과거와 같이 개발 위주의 사업이 아닌 섬의 가치를 살리는데 초점을 맞춰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올해 국내 첫 섬의 날 행사를 개최하면서 섬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져 앞으로 전남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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