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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시론

파이(π)는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안용훈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2018. 03.13. 21:23:44

3월 14일, 화이트데이(White Day)는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날’로 밸런타인데이 한 달 뒤에 이에 보답하라는 광고를 하며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이 날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곤 하는데 ‘3월 14일’에 또 다른 의미의 기념일이 숨어있다. 바로 ‘파이데이(π Day)’ 이다.

파이데이는 원 둘레와 지름 간의 길이의 비율인 원주율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로 원주율의 근사값인 3.14의 숫자가 3월 14일의 숫자와 같기 때문에 수학계에서는 이 날을 ‘파이데이의 날’ 또는 ‘원주율의 날’로 부른다.

파이(π), 즉 원주율은 원 둘레를 원의 지름으로 나눈 값(비율)을 말한다. 원주율은 원의 크기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데 계속되는 무리수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3.14라는 근사값을 사용한다. 원주율을 파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둘레를 뜻하는 그리스어 ‘περιμετροζ’의 머리글자 π(파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18세기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가 처음 사용했다.

최초의 파이데이는 미국의 한 수학동아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율이 ‘3.141592…’인 것에 착안하여 3월 14일 1시 59분에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는데 이것이 퍼져나가면서 파이데이로 정착됐다. 실제로 2009년 미국 하원이 파이데이를 공식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명실상부한 진짜 기념일이 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파이데이에는 수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모여 ‘파이클럽(π-Club)’을 만들어 매년 π모양의 파이(Pie)를 먹으며 이 날을 축하한다. π값 외우기, π에 나타나는 숫자에서 생일 찾아내기 같은 게임과 원과 관련된 퀴즈 대회도 열린다.

원(圓)은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자동차의 바퀴를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원이 지니는 의미와 중요성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는 오래전 인류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꽤 일찍부터 원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 것이다. 기원전 약 1700년 전으로 추측되는 고대 이집트의 책에 따른 원주율 값과 성경의 기록에 의한 솔로몬 왕 치하에 사용한 원주율 값에 대한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고대 동양에서도 당시 서양 못지않게 정확한 원주율 값을 계산한 바 있다. 1세기경에 쓰인 중국의 수학교과서에도 원주율은 약 3 정도였다. 이렇듯 원은 끊임없는 연구대상으로서 인류와 함께해왔다.

우리는 원주율, 즉 파이(π)를 모르면 원의 넓이를 구할 수 없다. 타원, 부채꼴, 입체의 부피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마찬가지이다.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넘어와서는 내비게이션으로 자동차의 속도와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것, 인공위성을 발사하거나 행성이 태양을 도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할 때에도 없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는 파이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 원은 물론 원의 성질을 수학적으로 나타내는 파이와 일상생활을 함께하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 일상과 너무 닿아있어 당연시 되어왔고 되레 관심을 갖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광주환경공단의 일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수처리장, 음식물자원화시설과 같은 환경기초시설을 운영하는 광주환경공단은 시민들의 삶 속에서 늘 함께하고 있지만 시민들과 유리(遊離)된 것 같다. ‘이런 일은 어디선가 당연히 처리하겠지’ 라는 생각이 만연한 것은 아닐까 우려도 된다.

여러 환경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요즘에야 조금씩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관심도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파이(π)처럼 당연하게 생각되어 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악취, 분진, 소음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광주 시민이 행복한 환경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광주환경공단 동료들의 노력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보다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광주 시민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삶의 질적 향상과 함께 피부로 와 닿는 건강한 변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광주환경공단과 서로 고민하고, 소통해야 한다.

매년 돌아오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도 좋지만 인류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어준 원, 원주율을 기념하는 ‘파이데이’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 사회에서 당연시 되어왔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광남일보 @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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