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풍경 속 ‘미륵과 장소’의 서사 되새기다
전남미술관서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뮤지엄 이음’ 선정 콘텐츠…삶 흔적 조망
전시 10월 5일까지…연계 프로 운영 등도
입력 : 2026. 08. 20(목)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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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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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이끼바위쿠르르 작 ‘거꾸로 사는 돌’
포스터
광주에서는 국윤미술관에서 11일 개막돼 9월 13일까지 ‘무등향유’(無等享有)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전시가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 ‘뮤지엄 이음’ 선정 콘텐츠의 하나다. 여기서 접한 관람객들은 ‘뮤지엄 이음’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뮤지엄 이음’ 선정 콘텐츠를 선보이는 전시가 광주에 이어 전남에서도 마련된다.

20일 전남미술관에 따르면 아트선재센터(예술감독 김선정)가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 ‘뮤지엄 이음’에 선정돼 기획한 시각연구 밴드 이끼바위쿠르르(고결 김중원 조지은) 그룹의 특별전 ‘거꾸로 사는 돌’이 20일 개막, 10월 5일까지 47일간 열린다. 출품작은 21점.

전남미술관은 해안과 농촌, 오랜 불교문화가 공존하는 남도의 풍경 속에서 미륵과 장소의 서사를 조명하는데 주력할 이번 사업의 협력기관으로 참여해 전시 공간과 운영을 지원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아티스트 토크와 전시 연계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뮤지엄 이음’은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지역으로 확산하고, 전시와 관광·지역 자원을 연계한 콘텐츠를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며, 우수 전시의 지역 순회 개최와 관광 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

‘거꾸로 사는 돌’은 전국 각지에 남겨진 미륵과 그 주변 풍경을 통해 인간 중심의 시간과 개발의 논리 바깥에 존재하는 생태와 장소의 시간을 탐색하는 전시로, 미래를 상징하는 존재인 미륵이 오히려 과거의 시간 속에 방치돼 있다는 역설에 주목하며, 버려진 돌과 오래된 마을, 해안과 농촌, 폐허가 된 장소들이 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뒤 어떻게 또 다른 풍경과 관계를 형성하는지를 조명한다.

전시는 영상·조각·드로잉·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손이 잘린 미륵 석상에서 비롯된 조각 ‘부처님 하이파이브’(2024), 전국의 미륵 석상을 한지와 숯으로 채집한 대형 드로잉 연작 ‘더듬기’(2024), 미륵과 풍경을 기록한 2채널 영상 및 설치 ‘거꾸로 사는 돌’(2024), 산수화 속 산의 형상을 입체로 구현한 ‘우리들의 산’(2024), 인간 이후의 세계를 상상한 단채널 영상 ‘쓰레기와 춤을’(2024)이 전시된다. 시각연구밴드 이끼바위쿠르르(고결, 조지은)는 2024년 아트선재센터 원전시를 바탕으로, 이번 순회전에서는 각 지역의 장소성과 공간 조건에 맞춰 구성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끼바위쿠르르’는 이주관련 프로젝트 등에 집중해온 가운데 2026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의 하나인 인도네시아 국가관 전시에 참여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제15회 독일 카셀도큐멘터에 참여작가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아트선재센터 김선정 예술감독은 “버려졌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었던 미륵의 존재를 통해, 인간 중심의 시간관에서 벗어나 지역의 풍경과 생태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전남과 서천, 서로 다른 두 지역의 자연·문화 환경 속에서 전시가 새롭게 확장되는 과정을 통해 지역 관람객들과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남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전남 곳곳에는 오랜 시간 마을과 함께해 온 미륵과 다양한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관람객들이 평소 익숙하게 지나쳤던 장소와 풍경의 의미를 다시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남미술관에 이어 열릴 두 번째 전시는 서천문화예술창작공간(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 323)에서 10월 20일부터 11월 28일까지 40일간 진행되며, 갯벌과 철새 도래지, 옛 미곡창고 건물이 지닌 장소의 시간성과 전시를 연결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아티스트 토크를 20일 전남미술관 연데 이어 10월 20일 서천문화예술창작공간에서 각 1회씩 운영한다. 토크에서는 작가가 전국을 이동하며 진행한 리서치 과정과 작업 세계를 관람객과 나눈다. 또한 지역 관광 인프라와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전남광주에서는 해안·농촌·미륵 관련 장소를 잇는 버려진 미륵을 찾아다니는 문화·관광 코스를 소개하고, 서천에서는 장항선 철길 및 항구, 송림해변, 서천갯벌 등 지역 관광 자원과 전시가 이야기하는 ‘남겨진 장소와 시간’을 연결해 함께 산책하며 풍경을 재조명하는 문화 관광을 유도한다.

한편 ‘뮤지엄 이음’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국 88개 박물관·미술관의 지역 순회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참여 기관들은 2개 이상의 지역에서 순회전을 개최하며, 이 가운데 50개관은 전시 장소를 거점으로 지역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전시 관람을 지역 체류형 문화 경험으로 확장해 지역 문화와 관광 산업의 동반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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