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고 넘어지고…차 대신 사람 잡는 ‘볼라드’
훼손·탈락된 채 방치…쓰레기 뒤덮여 흉물로 전락
2만1849개 정비인력 10여명 뿐…"수시 관리 한계"
입력 : 2026. 08. 11(화)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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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운천저수지 인근 상가 앞에 볼라드가 버려져 있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운천사거리 인근 인도에 설치된 볼라드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볼라드를 뒤덮고 있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중흥동 인근 인도에 설치된 볼라드의 고무 마감재가 떨어진 채 방치돼 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자동차의 보도 진입을 막고 보행자의 안전한 통행을 돕기 위해 설치한 볼라드(Bollard)가 훼손된 채 방치되면서 오히려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미관까지 해치고 있다.

특히 광주권역에만 2만개가 넘는 볼라드가 설치돼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정비 인력은 10여명에 불과해 체계적인 유지·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광주권역에 설치된 볼라드는 모두 2만1849개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1541개, 서구 4149개, 남구 1132개, 북구 3977개, 광산구 1만1050개다.

볼라드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등에 따라 높이 80~100㎝, 지름 10~20㎝, 설치 간격은 1.5m 안팎으로 설치하고 보행자 등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 곳곳에서는 본래 기능을 잃은 볼라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구 운천사거리 인근에서는 볼라드가 통째로 뽑힌 채 쓰레기 더미와 함께 길가에 방치돼 있었다.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가 볼라드를 뒤덮으면서 도시미관도 크게 훼손된 모습이었다.

북구 중흥동의 한 인도에서는 볼라드 일부가 기울어져 있거나 외부 우레탄 마감재가 뜯겨 내부 쇠파이프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녹이 슨 쇠파이프가 드러난 것은 물론, 내부가 비어 있는 볼라드에는 담배꽁초와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이 버려져 있기도 했다.

차량 진입을 막아 보행자를 보호해야 할 시설물이 관리 소홀로 인해 오히려 보행환경을 저해하는 시설로 전락한 셈이다.

김모씨(40)는 “흉물스럽게 방치된 볼라드를 보면 차라리 없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훼손된 시설은 신속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훼손된 볼라드를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도로관리원들이 자체 순찰을 벌이는 한편 국민신문고와 유선 민원 등을 통해 파손 사실을 확인하면 정비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인력과 비용이다.

볼라드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정비 인력은 10여명에 불과한 데다 각종 도로·교통시설물 관리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어 2만개가 넘는 시설물을 일일이 점검하기는 쉽지 않다.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고무 마감재나 지지대 등이 훼손돼 수리할 경우 7만5000~13만원가량이 들고, 전체가 파손돼 새로 설치하면 20만~3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5개 자치구가 최근 3년간(2023~2025년) 볼라드 수리에 투입한 예산만 8억2251만원에 달한다. 광산구가 4억2685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북구 1억6099만원, 서구 1억3614만원, 동구 5693만원, 남구 4160만원 순이었다.

관련 민원이 잇따르면서 행정안전부도 정비에 나섰다.

행안부는 8월 한 달간 지자체와 함께 안전신문고를 통해 부적합 볼라드에 대한 집중 신고를 받는다. 볼라드가 이탈해 차량 진입 억제 기능을 잃었거나 내부 철재가 노출되고 기울어지는 등 훼손된 시설도 정비 대상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볼라드뿐 아니라 다양한 도로·교통시설 관련 민원을 함께 처리하고 있어 민원이 접수된 곳을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부적합 볼라드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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