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만 사요"…고물가에 가벼워진 장바구니
수박 46%·상추 90% 급등…소비자들 전통시장서도 주저
손님 끊긴 상인들 "장사 아닌 버티기"…소비 위축 악순환
입력 : 2026. 06. 17(수)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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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소비자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면서 17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수산물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점포마다 생선과 해산물이 진열돼 있지만 오가는 손님은 드물고 일부 상인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생선부터 과일까지 안 오른 게 없어요. 고민만 하다가 못 샀어요.”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장바구니는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가 식품·외식 가격으로 이어지면서 서민 생활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과일 가게 앞.

수박을 한참 들여다보던 손님은 비치된 가격표를 확인한 뒤 상인과 대화를 나누다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또 다른 손님들도 가격표를 확인한 뒤 한숨을 내쉬거나 구매를 포기한 채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인근에 위치한 채소 가게 앞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이어졌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종종 멈춰 섰지만 대부분 손에 들고 있던 채소를 다시 내려놓거나 가격표를 한참 바라보다 구매하지 않은 채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반복됐다.

고물가 장기화로 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를 주저하고 있다.

실제 aT 광주전남지역본부의 농수산물 가격정보에 광주·전남지역 농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5일 기준 수박 1통 가격은 3만원으로 지난해 2만500원 대비 46.3% 올랐다.

또 감자 100g은 390원으로 지난해(310원) 기준 25.8%, 배추 1포기는 3680원으로 지난해 3000원 대비 22.7% 상승했으며 지난해 400원(100g)이었던 상추는 760원으로 90% 폭등했다.

이밖에도 호박(애호박, 1개)은 전년(1000원) 대비 33% 오른 1330원, 대파(1㎏)는 25.2% 상승한 2780원에 거래됐다.

축산물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삼겹살은 100g 기준 지난해 2708원에서 2779원으로 한 끼 식사에 필요한 양을 구매할 경우 2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50대 주부 김모씨는 “살 건 많은데 선뜻 담기가 어렵다. 예전에는 뭘 먹을지 고민했는데 이제는 뭘 포기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다”며 “장을 보러 나와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구매 후 예상보다 금액이 크게 나오면 부담이 크다 보니 아예 소비를 줄이게 된다”고 토로했다.

고물가에 상인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들여놓고 문을 열고 있지만 물품을 구매하는 손님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서다.

손님이 지나갈 때마다 몸을 일으키지만 가격을 묻고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에 다시 자리에 앉기를 반복하고 있다.

일부 가게는 아예 셔터를 반쯤 내린 채 문 앞만 열어둔 상태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모씨(56)는 진열된 고기를 몇 번이고 정리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박씨는 “고기 값이 오르니까 손님들이 아예 안 들어온다”며 “손님이 없으니 냉장고 안 고기가 줄지 않아 물건도 못 들여오고,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단골들이 매일같이 들렀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두 번 올까 말까다. 이제는 장사라기보다 버티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바구니 체감 물가를 낮추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단기적인 할인 정책뿐 아니라 경기 회복에 대한 신호를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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