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챔피언스필드 친환경 약속 ‘공염불’
다회용기 도입률 9.7%…전국 최하위권
KBO·구단 협약 3년째에도 ‘제자리걸음’
KBO·구단 협약 3년째에도 ‘제자리걸음’
입력 : 2026. 06. 15(월)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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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프로야구장 일회용품·다회용기 사용 실태 모니터링 결과.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15일 서울 KBO 건물 앞에서 전국 프로야구장 모니터링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다회용기 사용 비중이 전국 프로야구장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며 ‘친환경 야구장’ 조성 약속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이 15일 발표한 전국 프로야구장 9곳의 다회용기 사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다회용기 도입률은 9.7%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 야구장 내 351개 입점 매장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각 지역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와 시민들이 공통 조사표를 활용해 현장을 점검했다.
조사 결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전체 매장의 90.3%가 다회용기를 도입하지 않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미도입 비율을 기록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관람객이 경기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셈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조사에서도 챔피언스필드 내 31개 식음료 매장 가운데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곳은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오더 시스템을 운영하면서도 개인 다회용기 사용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없고, 포장 비닐 전용 배출함이나 명확한 분리배출 안내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SSG랜더스의 홈구장인 SSG랜더스필드는 다회용기 도입률 50%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고, KT위즈파크(38.2%), 잠실야구장(34.7%) 등이 뒤를 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결과가 2023년 KBO와 각 구단이 환경부와 체결한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발적 협약’의 성과가 현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조사 대상 351개 매장 가운데 349개 매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확인돼 사용률은 99.4%에 달했다.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매장은 단 1곳(0.3%)에 불과했으며, 전체 일회용품 사용률도 97%를 넘었다.
품목별로는 음식 용기와 수저류 등 식음료 판매 전반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음식 용기·그릇은 228개 매장, 플라스틱 컵은 177개 매장, 종이컵은 108개 매장에서 사용됐고, 젓가락·포크·꼬치류 등 일회용 식기도구 사용 매장은 233곳으로 집계됐다. 반면 다회용 음식 용기·그릇은 49개 매장, 다회용 컵은 61개 매장에서만 확인됐다.
부실한 분리배출 체계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 수거함은 대부분 설치돼 있었지만 종이류와 비닐류, 투명 페트병, 음식물 잔반 등을 세분해 배출할 수 있는 체계는 부족했다. 수거함이 설치돼 있어도 표시가 불명확하거나 실제 배출 과정에서 혼합 배출이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운동연합은 KBO와 각 구단이 구장별 폐기물 발생량과 재활용률, 처리 방식, 일회용품 사용량, 다회용기 도입률 및 회수율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구단 예산을 활용한 상시 다회용기 운영, 입점 매장 계약 시 일회용품 감축 기준 반영, 음수대 설치, 품목별 분리배출함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는 프로야구 관람객이 연간 1000만명을 넘어선 만큼 야구장이 자원순환 문화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야구장에서 다회용기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분리배출 하는 경험이 일상화된다면 자원순환 문화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KBO와 구단들이 폐기물 발생량과 재활용률 등을 공개하고 실질적인 감축 목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