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시대 전문가 제언] 재난안전 통합계획 수립…AI 통합플랫폼도
송창영 광주대학교 방재안전학과 교수
입력 : 2026. 05. 21(목)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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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영 교수
2025년 8월 무안에는 시간당 100㎜를 넘나든 폭우가 내려 한 마을을 삼켰고, 다섯 달 뒤인 2026년 1월에는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현장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광주·전남이 지난 20년간 겪은 재난을 헤아려 보면 인명피해 누계만 380여 명, 재산피해는 2조5000억원을 웃돈다. 통합특별시의 청사진이 그려지는 지금, 들뜬 출범의 분위기보다 먼저 이 차가운 숫자 앞에 서야 한다.

이번 통합특별시 출범 앞에서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3개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

첫째, 기후 불확실성이 임계점을 넘었다. 2020년 8월 광주를 덮친 초과강우 516㎜가 영산강을 역류시켜 주택 915동을 침수시킨 사건은 더 이상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이 아니다. 둘째, 노후 인프라가 한계에 다다랐다. 광주 노후 산단 7개소가 전체 면적의 62.2%에 이르며, 학동·화정 참사가 보여주듯 도시 자체가 ‘도미노 리스크’의 진앙이 되고 있다. 셋째, 사회재난이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전라남도 자살률은 1년 새 22.7% 치솟았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정한 예방·대비·대응·복구의 4단계가 무색하게, 광주·전남의 지역안전지수가 평균 3등급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제도가 있어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뼈아픈 자백이다.

그렇다면 통합특별시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먼저 예방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상습침수지역 우수저류·배수펌프시설의 설계빈도를 50년에서 200년 빈도로 상향하고, 통합시 차원의 재난안전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감찰단을 가동해 재난의 싹을 미리 잘라야 한다. 다음으로 대응의 인프라를 통합해야 한다. 전남과 광주에 흩어진 데이터를 AI 기반 통합관리플랫폼으로 묶고, 제정이 예고된 ‘사회재난대책법’에 발맞춰 특별방재구역 지정과 산업단지 안전인프라 100년 프로젝트를 본궤도에 올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역량을 두텁게 해야 한다. 미국 CERT와 일본 초나이카이가 보여 주듯 민간의 자율방재 역량이 진정한 방재선이다. 범시민재난안전추진단과 시민안전교육센터, AI 취약계층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 문화를 일상에 뿌리내려야 한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 했다.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는 옛 가르침이다. 통합특별시는 외형의 확장이 아니라 안전 역량의 통합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와 시민이 한 그릇 안에서 책임을 나누고, 보이지 않는 인프라인 안전 문화를 함께 빚어낼 때 비로소 통합은 의미를 얻는다. 그것이 바로 광주·전남이 새 시대의 첫걸음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백년대계의 출발선이다.
광남일보 기자 g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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