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순환 속 인간의 삶과 존재 탐구
한부철 기획초대전 5월 20일까지 드영미술관서
‘꽃; 지면 피더라’ 주제 출품작 수채화 총 42점
입력 : 2026. 03. 30(월)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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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드영미술관은 30년 이상 수채화 작업을 지속해 온 한부철 작가 기획초대전을 5월 20일까지 갖는다. 지난 27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꽃; 지면 피더라’는 주제로 열린다. 출품작은 수채화 총 42점.

전시 제목 ‘꽃; 지면 피더라’ 역시 꽃이 지는 순간이 끝이 아니라, 다시 피어남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자연의 순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자연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안에 깃든 시간과 기억, 감정의 층위를 종이 위에 스미고 번지는 수채의 물성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며,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의 삶과 존재를 성찰해 온 작가의 시선을 소개하는 자리로 손색이 없다.

그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꽃잎, 연잎, 들꽃, 바다, 밤하늘, 장독과 같은 이미지는 자연의 질서와 더불어 인간의 삶이 지닌 유한함, 회복, 상실, 기억의 문제를 함께 환기한다. 특히 종이 위에 겹겹이 스며드는 색과 투명하게 번지는 붓질은 수채화 특유의 맑고 깊은 감각을 드러내며, 자연의 호흡과 생명의 흐름을 섬세하게 시각화한다.



‘시선’
같은 소재를 반복해 다루면서도 매번 다른 정서와 감각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가의 회화는 꽃이 지는 장면은 삶의 유한성을 떠올리게 하고, 넓게 펼쳐진 바다와 하늘은 인간을 둘러싼 자연의 깊고 거대한 시간을 감각하게 한다.

또 장독과 사발 같은 일상의 사물은 어머니의 기억과 삶의 근원을 떠올리게 하며, 우리를 지탱해 온 정서적 기반을 환기하는 가운데 자연의 풍경을 넘어 삶을 비추는 내면의 풍경으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에는 ‘숨; 쉬다’를 비롯해 ‘사유하다’, ‘바라보다’, ‘담다’ 시리즈를 중심으로 세 개의 전시실로 구성된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초록빛 자연을 중심으로 한 ‘숨; 쉬다’ 연작을 통해 생명의 회복과 치유의 감각을 선보이며,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사유하다’, ‘바라보다’, ‘담다’ 시리즈를 통해 삶과 존재에 대한 성찰을 풀어내고, 세 번째 전시실에서는 청록빛 바다와 밤의 풍경을 통해 고요한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전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삶의 변화와 상실 또한 또 다른 시작을 향한 시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시선’
변기숙 학예실장은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작업은 자신의 삶의 경험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질병으로 인해 작업과 일상의 흐름이 멈추는 시간을 지나온 작가는, 자연과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서서히 삶의 리듬을 되찾아 간다”면서 “화면 위에 쌓이는 붓질은 멈추었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하고 스스로를 회복해 가는 과정이 된다. 그렇게 반복은 삶을 지탱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하나의 길로 이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인 양광모의 ‘가장 넓은 길’은 이번 전시를 이해하는 하나의 실마리를 건넨다”고 평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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