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화해와 치유 모색…불교적 통찰 투영
나주 출신 소설가 이상문 소설집 ‘아수라’ 펴내
표제작 ‘아수라’·‘손님’ 등 중·단편 총 6편 수록
"절제된 문장과 단단한 서사 구조 속 깊은 울림"
표제작 ‘아수라’·‘손님’ 등 중·단편 총 6편 수록
"절제된 문장과 단단한 서사 구조 속 깊은 울림"
입력 : 2026. 02. 12(목)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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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는 동시에 전쟁의 비극과 인간 존엄의 문제를 끊임없이 탐구해온 전남 나주 출신 소설가 이상문씨가 신작 소설집 ‘아수라’(인북스 刊)를 최근 출간했다. 이번 소설집은 작가가 평생에 걸쳐 천착해 온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의 인간 본성과, 이를 보듬는 ‘불교적 자비’의 세계관이 정교하게 맞물린 작품들이 실려 있다.
표제작 ‘아수라’를 비롯해 ‘손님’, ‘불호사’(佛護寺), ‘입술’, ‘짐’, ‘그 겨울의 사보텐’ 등 총 6편의 중·단편이 수록됐다. 작가는 등단 40여 년에 걸쳐 끊임없이 비극의 역사 속에서 상처를 주고받으며 절망하고 몰락해 버린 인간의 화해와 치유를 모색해온 가운데 불교적 통찰로써 생명에 대한 경외와 자비로운 구원의 서사를 형상화해 문학적 깊이를 더해왔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 전반에 걸쳐 불교의 핵심 사상인 ‘연기법’을 서사 구조의 근간으로 삼았다.
먼저 표제작인 ‘아수라’는 반세기 전 해외 파병 전쟁(남로국)의 군수지원사령부 소속으로, 사망한 군인들의 시신을 화장해 본국으로 보내는 영현(英顯) 중대의 군법사가 머물던 불광사를 배경으로 한다.
전쟁터의 화장장에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회색 연기와 참혹한 시신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아수라도’(阿修羅道)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작가는 이 지옥 같은 공간을 통해 전쟁의 무의미함과 파괴성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스러져 간 영혼들을 달래는 군법사 ‘상일 스님’의 고뇌를 통해 생사의 경계를 넘어서는 구원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어 수록작 ‘손님’에서는 수십 년 전의 인연이 예기치 못한 순간 ‘손님’으로 찾아오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역설하고 있으며, ‘불호사’는 ‘부처님이 보호하는 절’이자 ‘모든 생명을 보호하는 절’이라는 의미를 담아,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생명을 보듬어 키워낸 보살 같은 인물들의 삶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역사적인 비극을 불교적 통찰로 감싸 안아 형상화해 깊은 울림과 성찰의 시간을 선사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또 작가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인 한국전쟁, 월남전 등을 다룬 ‘짐’과 ‘그 겨울의 사보텐’ 등을 통해 이념의 대립보다 상위에 있는 ‘인간적 유대’와 ‘보은’(報恩)의 가치를 조명한다.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감싸는 작가 특유의 온기 가득한 서사는 독자로 하여금 과거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고 끌어안아 치유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문학평론가 장영우 명예교수(동국대 명예교수)는 해설을 통해 “이상문 소설의 미덕은 사건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한 인간이 짊어진 기억의 무게를 끝내 독자의 내면까지 끌어들이는 데 있다. 전쟁 이후의 가난, 이념의 폭력, 생존을 위한 죄책감 같은 무거운 주제들이 절제된 문장과 단단한 서사 구조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만든다. 전쟁터의 화장장 굴뚝 연기와 법당의 향연(香煙)이 뒤섞인 이 숭고한 소설집은 상처 입은 현대사를 위로하는 장엄한 천도재(薦度齋)”라고 평했다.
이상문 소설가는 동국대를 나와 1983년 4월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에 단편소설 ‘탄흔’(彈痕) 당선으로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 ‘살아나는 팔’, ‘영웅의 나라’, ‘숨은그림찾기’, ‘누군들 별이 되고 싶지 않으랴’, ‘이런 젠장맞을 일이’, ‘은밀한 배반’을 펴냈으며, 장편소설 ‘황색인’(전 3권), ‘자유와의 계약’(전 2권), ‘남자를 찾다 만난 여자 그리고 남자’(전 2권), ‘오 노’(전 3권),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립니다’(전 5권), ‘방랑시인 김삿갓’(전1 0권), ‘인간아 아 인간아’, ‘붉은 눈동자’, ‘잃어버린 시간’ 등 다수를 펴냈다. 장편소설 ‘황색인’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재학 중 군 입대, ‘월남전’ 파병(1970.3∼1972.1). 한국 언론 사상 최초 미수교국 ‘공산화 월남’ 특파 취재. 제1차 스포츠서울과 서울신문(1990.4), 제2차 부산일보(1990.12). 기사 게재 뒤 르포집 ‘베트남별곡’,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등을 발간했다. 대한민국 문학상과 윤동주문학상을 비롯해 동국문학상, 국제PEN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노근리평화상(문학 부문), 조연현문학상, 유심작품상(문학 부문), 한국문학상, 영산강문학상, 표암익제문학상, 둔촌이집문학상 등을 두루 수상했다.
표제작 ‘아수라’를 비롯해 ‘손님’, ‘불호사’(佛護寺), ‘입술’, ‘짐’, ‘그 겨울의 사보텐’ 등 총 6편의 중·단편이 수록됐다. 작가는 등단 40여 년에 걸쳐 끊임없이 비극의 역사 속에서 상처를 주고받으며 절망하고 몰락해 버린 인간의 화해와 치유를 모색해온 가운데 불교적 통찰로써 생명에 대한 경외와 자비로운 구원의 서사를 형상화해 문학적 깊이를 더해왔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 전반에 걸쳐 불교의 핵심 사상인 ‘연기법’을 서사 구조의 근간으로 삼았다.
먼저 표제작인 ‘아수라’는 반세기 전 해외 파병 전쟁(남로국)의 군수지원사령부 소속으로, 사망한 군인들의 시신을 화장해 본국으로 보내는 영현(英顯) 중대의 군법사가 머물던 불광사를 배경으로 한다.
전쟁터의 화장장에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회색 연기와 참혹한 시신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아수라도’(阿修羅道)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작가는 이 지옥 같은 공간을 통해 전쟁의 무의미함과 파괴성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스러져 간 영혼들을 달래는 군법사 ‘상일 스님’의 고뇌를 통해 생사의 경계를 넘어서는 구원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어 수록작 ‘손님’에서는 수십 년 전의 인연이 예기치 못한 순간 ‘손님’으로 찾아오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역설하고 있으며, ‘불호사’는 ‘부처님이 보호하는 절’이자 ‘모든 생명을 보호하는 절’이라는 의미를 담아,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생명을 보듬어 키워낸 보살 같은 인물들의 삶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역사적인 비극을 불교적 통찰로 감싸 안아 형상화해 깊은 울림과 성찰의 시간을 선사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또 작가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인 한국전쟁, 월남전 등을 다룬 ‘짐’과 ‘그 겨울의 사보텐’ 등을 통해 이념의 대립보다 상위에 있는 ‘인간적 유대’와 ‘보은’(報恩)의 가치를 조명한다.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감싸는 작가 특유의 온기 가득한 서사는 독자로 하여금 과거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고 끌어안아 치유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문학평론가 장영우 명예교수(동국대 명예교수)는 해설을 통해 “이상문 소설의 미덕은 사건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한 인간이 짊어진 기억의 무게를 끝내 독자의 내면까지 끌어들이는 데 있다. 전쟁 이후의 가난, 이념의 폭력, 생존을 위한 죄책감 같은 무거운 주제들이 절제된 문장과 단단한 서사 구조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만든다. 전쟁터의 화장장 굴뚝 연기와 법당의 향연(香煙)이 뒤섞인 이 숭고한 소설집은 상처 입은 현대사를 위로하는 장엄한 천도재(薦度齋)”라고 평했다.
이상문 소설가는 동국대를 나와 1983년 4월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에 단편소설 ‘탄흔’(彈痕) 당선으로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 ‘살아나는 팔’, ‘영웅의 나라’, ‘숨은그림찾기’, ‘누군들 별이 되고 싶지 않으랴’, ‘이런 젠장맞을 일이’, ‘은밀한 배반’을 펴냈으며, 장편소설 ‘황색인’(전 3권), ‘자유와의 계약’(전 2권), ‘남자를 찾다 만난 여자 그리고 남자’(전 2권), ‘오 노’(전 3권),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립니다’(전 5권), ‘방랑시인 김삿갓’(전1 0권), ‘인간아 아 인간아’, ‘붉은 눈동자’, ‘잃어버린 시간’ 등 다수를 펴냈다. 장편소설 ‘황색인’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재학 중 군 입대, ‘월남전’ 파병(1970.3∼1972.1). 한국 언론 사상 최초 미수교국 ‘공산화 월남’ 특파 취재. 제1차 스포츠서울과 서울신문(1990.4), 제2차 부산일보(1990.12). 기사 게재 뒤 르포집 ‘베트남별곡’,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등을 발간했다. 대한민국 문학상과 윤동주문학상을 비롯해 동국문학상, 국제PEN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노근리평화상(문학 부문), 조연현문학상, 유심작품상(문학 부문), 한국문학상, 영산강문학상, 표암익제문학상, 둔촌이집문학상 등을 두루 수상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