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책임 공방…병원-환자 갈등 ‘평행선’
척추 수술 뒤 팔꿈치 골절…CCTV 부재 속 다른 판단
피해자 "인정·사과 요구" vs 병원·공제조합 "과실 無"
입력 : 2026. 01. 21(수)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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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책임 공방…병원-환자 갈등 ‘평행선’

척추 수술 뒤 팔꿈치 골절…CCTV 부재 속 다른 판단

피해자 “인정·사과 요구” vs 병원·공제조합 “과실 無”



대리수술 의혹으로 의료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 광주의 한 척추 전문병원에서 낙상사고로 의심되는 환자 부상과 관련해 병원과 환자 가족 간 책임 공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병원과 의료배상공제조합이 과실을 부인하면서 갈등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19일 피해자 가족 A씨에 따르면 2024년 8월 전남 고흥에서 밭일을 하다 허리를 다친 80대 모친은 압박성 골절 진단을 받고 광주 서구의 B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았다. 문제는 퇴원 당일 발생했다.

A씨는 퇴원 수속과 병원비 정산을 마친 뒤 모친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모친이 “팔이 아프다”고 호소해 상태를 확인했다. 팔꿈치 부위는 심하게 부어 있었고 멍이 든 상태였다. A씨는 즉시 병원 측에 상황 설명을 요구했지만, 병원은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특히 간호사가 팔 상태를 확인한 뒤 허리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병원 관계자에게 해당 사실을 전달했음에도, 별도 진료 없이 정형외과를 안내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미 골절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후 인근 정형외과에서 촬영한 X-레이 검사 결과, 모친은 좌측 척골 골절 진단을 받았고 다음 날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 당일 B병원 관계자들은 약 300만 원 상당의 치료비 지원을 제안하며, 향후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시했으나 A씨 가족은 이를 거부했다. 책임 인정이나 사과 없이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태도로 받아들였다는 이유에서다.

합의가 무산되자 B병원 측은 의료배상공제조합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며 병원 과실을 부인했다. 병원 측은 “입원 환자였던 점을 고려해 도의적 차원에서 치료비 지원을 제안했을 뿐, 병원 내 낙상사고는 없었다”며 “CCTV에서도 사고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고, 가족 측 요구가 확대돼 제3기관 판단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의료배상공제조합이 ‘병원 측 과실이 없다’는 취지의 조정 결정을 내리면서 피해자 가족의 상처는 더 깊어졌다. 공제조합은 ‘초기 허리 골절 과정에서 팔꿈치 부위의 미세 골절이 뒤늦게 확인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의료배상공제조합 측은 “의사와 변호사 등 10여 명의 심사위원이 양측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 검토해 결정했다”며 “골절 발생 시점과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병원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은 이 같은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허리 골절 당시 촬영한 CT 결과지에는 ‘좌측 팔꿈치 골절 소견 없음’으로 기재돼 있고, 퇴원 당일 간호기록지에는 ‘팔꿈치 부종·멍·통증 호소’가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이후 재진 의무기록에는 ‘낙상 후 elbow(팔꿈치) 골절’이라는 표현도 포함돼 있다.

A씨는 “퇴원 수속을 마치고 차량까지 이동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는다”며 “그 짧은 시간에 병원 밖에서 골절이 발생했다는 설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의무기록과 정황을 종합하면 병원 내 낙상사고로 볼 여지가 충분함에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피해자 가족은 금전적 보상보다 병원의 책임 있는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A씨는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사실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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