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여객기 참사 초동대응 ‘공백’ 드러나
관제탑, 소방차 출동 지령 등 미전달…대기만 요청
국조특위 "지휘 주체·통신 체계 전면 재점검해야"
입력 : 2026. 01. 20(화)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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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이 숨진 12·29 여객기 참사 당시 관제탑이 공항 소방대에 명확한 출동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조사에서 확인됐다. 국조특위는 ‘비상 상황이 사전에 공유됐음에도 초동 대응이 지연된 배경에 지휘·통신 체계의 구조적 공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2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관제실과 종합상황실, 활주로 등 사고 전반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양수 위원장을 비롯한 특위 위원 18명과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 유가족들이 함께했다.

이날 조사에서 공항 종합상황실과 시설부, 소방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관제탑으로부터 소방차 출동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나 지령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공항 측 시간대별 조치 자료를 살펴보면 사고 당일 오전 9시 1분 관제탑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비상 착륙 가능성을 소방 상황실에 알리며 ‘출동 대기’를 요청했을 뿐, 실제 출동 명령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후 오전 9시 2분 34초 소방대 출동 알림이 이뤄졌고, 불과 23초 뒤인 오전 9시 2분 57초 항공기는 활주로 밖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으며 폭발했다. 소방차는 오전 9시 5분께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이에 대해 공항 종합상황실장은 “소방차는 출동 명령이 있어야 이동한다”며 “관제탑에서 대기 요청은 있었지만 출동 여부는 소방에 문의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상황실은 소방 출동을 발동할 권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시설부장 역시 “메이데이(비상) 상황은 공유됐지만 대기 외 별도의 지시·지령은 없었다”고 답했다.

소방대장은 출동 경위에 대해 “벨이 울리는 동시에 출동했다”면서도 “출동 알림이 관제탑에서 나온 것인지, 소방상황실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다만 “소방 쪽에서는 분명히 벨을 눌렀다”고 덧붙였다.

출동 소요 시간과 관련해 이양수 국조특위원장이 “대기 상태였다면 왜 2분가량이 걸렸느냐”고 묻자, 소방대장은 “맞바람과 활주로 이탈 과정 등으로 총 2분 20초가량 걸렸다”고 설명했다.

국조특위 위원들 역시 “비상 착륙 가능성이 사전에 공유됐는데도 폭발 이후에야 실질적인 대응이 이뤄진 것 아니냐”, “출동 판단 주체가 불분명한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질타했다.

종합상황실 측은 “소방 출동 판단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정확한 경위는 조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해명했다.

특위는 이날 관제 시스템 설명 청취와 질의응답에 이어 활주로 현장 조사도 진행했다. 조류 충돌 예방 활동의 적절성을 점검하고, 항공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 시설 인근에서 소방차량 출동 시연을 실시했다. 사고 잔해 보관 상태를 확인한 뒤 유가족들과 간담회도 열었다.

국조특위는 향후 관제탑과 소방, 종합상황실 간 통신 기록과 출동 로그, 매뉴얼 등을 토대로 관제 지시 여부와 초동 대응 지연 원인을 집중 규명할 방침이다.

특위 관계자는 “이번 참사가 단순한 현장 판단 미숙인지, 구조적 시스템 실패인지를 명확히 가려 책임 소재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2일 출범한 여객기 참사 국조특위는 이번달 30일까지 40일간 활동한다.
무안=이훈기 기자 leek2123@gwangnam.co.kr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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