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붕괴는 ‘하중 분산 실패’가 원인?
설계 하중 계산·가설 기둥 해체 등 안전조치 도마 위
양생 미완 상태서 옥상 타설 강행…구조적 위험 누적
양생 미완 상태서 옥상 타설 강행…구조적 위험 누적
입력 : 2025. 12. 15(월)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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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공사 관계자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사고의 원인은 설계 단계에서 부터 건물의 구조적 특수성과 공정 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하중 분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사고의 원인을 두고, 설계 단계에서 하중 계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시공 과정에서도 하중을 분산하기 위한 안전 조치가 미흡했다는 관계자들의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15일 광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광주대표도서관에는 ‘장스팬 지지 PC거더 공법’으로 불리는 특허 공법이 적용됐다. 이 공법은 기둥 간 간격을 넓게 확보해 개방감 있는 실내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달리 기둥을 촘촘히 세우지 않고 장거리 보(거더)를 통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구조적으로는 건물 양쪽에 길이 약 168m에 달하는 철제 트러스(뼈대 구조물)를 설치하고, 장거리 보와 보 사이에 이를 배치한 뒤 그 위에 콘크리트를 타설해 슬래브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보는 콘크리트와 강재를 결합한 합성보로, 콘크리트의 압축력과 강재의 인장력을 동시에 활용해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이론적으로는 별도의 동바리(임시 지지대) 없이도 데크플레이트 위에 콘크리트를 직접 타설할 수 있다는 것이 해당 공법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현장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의 경우 건물의 구조적 특수성과 공정 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하중 분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철골 구조물 설치가 진행될 당시, 철골 구조물 설치 업체는 길이 168m에 달하는 장거리 구조물에 대한 위험성을 제기하며 가설 기둥을 설치한 뒤 작업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길이 자체도 문제였지만, 건물 구조가 1층에서 2층으로 비스듬히 상승하는 형태여서 하중의 쏠림과 힘의 불균형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지지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따라 당시에는 가설 기둥 6개가 설치됐으나, 철골 설치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해당 가설 기둥은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콘크리트 타설 단계에서 다시 가설 지지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은 채 공정이 진행되면서, 하중이 특정 구간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층 바닥 콘크리트의 양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된 점도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는 타설 후 28~30일가량의 양생 기간을 거쳐야 설계 강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10여일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특성상 양생 기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고, 동바리 없이 구조물이 공중에 떠 있는 형태인 만큼 더욱 신중한 공정 관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붕괴가 발생한 구간과 달리, 다른 구간의 지하층에는 하중을 분산할 수 있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구조적 지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구간에 건물 하중이 집중되며 최초 붕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사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지지대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는 구조였다”며 “다른 구간은 지하층을 비롯해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물이 있었던 반면, 문제의 구간은 건물 하중이 고스란히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의 특수성과 ‘장스팬’(철골 구조물을 이어붙이는) 구조를 고려해 설계 단계에서 보다 정밀한 하중 검토와 접합부 용접 등이 이뤄졌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콘크리트 타설 역시 충분한 양생 기간을 확보한 뒤 후속 공정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동바리 없는 특허 공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구간을 하나의 층으로 보고 일괄적으로 공정을 관리했어야 했다”며 “구간별 시공을 개별적으로 나눠 판단하면서 구조적 위험이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15일 광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광주대표도서관에는 ‘장스팬 지지 PC거더 공법’으로 불리는 특허 공법이 적용됐다. 이 공법은 기둥 간 간격을 넓게 확보해 개방감 있는 실내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달리 기둥을 촘촘히 세우지 않고 장거리 보(거더)를 통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구조적으로는 건물 양쪽에 길이 약 168m에 달하는 철제 트러스(뼈대 구조물)를 설치하고, 장거리 보와 보 사이에 이를 배치한 뒤 그 위에 콘크리트를 타설해 슬래브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보는 콘크리트와 강재를 결합한 합성보로, 콘크리트의 압축력과 강재의 인장력을 동시에 활용해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이론적으로는 별도의 동바리(임시 지지대) 없이도 데크플레이트 위에 콘크리트를 직접 타설할 수 있다는 것이 해당 공법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현장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의 경우 건물의 구조적 특수성과 공정 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하중 분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철골 구조물 설치가 진행될 당시, 철골 구조물 설치 업체는 길이 168m에 달하는 장거리 구조물에 대한 위험성을 제기하며 가설 기둥을 설치한 뒤 작업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길이 자체도 문제였지만, 건물 구조가 1층에서 2층으로 비스듬히 상승하는 형태여서 하중의 쏠림과 힘의 불균형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지지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따라 당시에는 가설 기둥 6개가 설치됐으나, 철골 설치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해당 가설 기둥은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콘크리트 타설 단계에서 다시 가설 지지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은 채 공정이 진행되면서, 하중이 특정 구간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층 바닥 콘크리트의 양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된 점도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는 타설 후 28~30일가량의 양생 기간을 거쳐야 설계 강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10여일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특성상 양생 기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고, 동바리 없이 구조물이 공중에 떠 있는 형태인 만큼 더욱 신중한 공정 관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붕괴가 발생한 구간과 달리, 다른 구간의 지하층에는 하중을 분산할 수 있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구조적 지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구간에 건물 하중이 집중되며 최초 붕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사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지지대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는 구조였다”며 “다른 구간은 지하층을 비롯해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물이 있었던 반면, 문제의 구간은 건물 하중이 고스란히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의 특수성과 ‘장스팬’(철골 구조물을 이어붙이는) 구조를 고려해 설계 단계에서 보다 정밀한 하중 검토와 접합부 용접 등이 이뤄졌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콘크리트 타설 역시 충분한 양생 기간을 확보한 뒤 후속 공정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동바리 없는 특허 공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구간을 하나의 층으로 보고 일괄적으로 공정을 관리했어야 했다”며 “구간별 시공을 개별적으로 나눠 판단하면서 구조적 위험이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