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교육원, 세계인권선언 77주년 기념식 성료
교권·학생인권 충돌 넘어 미래 교육의 구조적 해법 모색
송영길 상임고문, 민주주의 실현 공로 ‘올해의 인권상’
입력 : 2025. 12. 10(수)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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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백 한국인권교육원 이사장이 세계인권선언 77주년 기념 인권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 77주년을 맞아 한국인권교육원(이사장 위인백·원장 김재형)이 10일 개최한 기념식이 지역사회 인권 담론을 다시 정비하는 자리가 됐다.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교권과 학생인권을 둘러싼 교육현장의 갈등 구조, 시민사회가 직면한 인권 의제의 무게를 다시 묻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한국인권교육원은 1977년 국제앰네스티 광주·전남지부 활동을 기반으로 1999년 출범해 2001년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40여 년간 지역 인권 감수성 확산과 시민 교육을 꾸준히 지속해온 단체로, 매년 세계인권선언기념식과 학술세미나를 이어오며 지역 인권 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식전공연에서는 소프라노 김선희가 ‘그리운 금강산’ 등 두 곡을 선보였다.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해온 김 소프라노의 공연은 이날 기념식의 분위기를 차분하고 단단하게 이끌었다.

기념식에서 홍기대 광주·전남 앰네스티 이사장은 세계인권선언문을 낭독하며, 선언이 제정된 지 77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인권은 현장에서 다시 해석되고 실천돼야 할 과제임을 강조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장휘국 전 광주시교육감은 ‘교권과 학생인권의 조화’를 주제로 교육현장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구조를 짚었다.

그는 “교권 보호와 학생의 학습권 보장은 대립이 아니라 공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한국 교육이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권한과 책임의 불균형, 학교 내 안전과 신뢰의 약화를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드러난 교권 침해·학생 인권 침해 사례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교육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열린 학술세미나는 교육 현장의 실제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깊게 전개됐다.

발제는 강숙영 전 전남도교육청 장학관이 맡았으며, 학교 인권 환경의 재설계,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 재정립, 지역 간 교육격차 등 장기 과제를 제시했다.

정영일 광주NGO시민재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고, 박삼현 광주교사노조 위원장, 최장현 광주숭일고 교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교사와 학생이 모두 체감하는 현장의 긴장과 정책의 허점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세미나는 교권 회복과 학생 인권 보장이라는 두 축이 충돌을 넘어 상생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하며 마무리됐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2024년 올해의 인권상’은 송영길 푸른아시아 상임고문에게 돌아갔다.

송 고문은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운동 참여 △노동 현장에서 약자를 대변한 인권변호사 활동 △사회적 약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국회 입법 활동 △지난해 민주주의 위기 국면에서 헌정 가치를 다시 환기한 일장연설 등 오랜 기간 일관된 인권 실천 활동을 높이 평가받았다.

수상은 특정 개인의 공로를 넘어,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인권 가치의 방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위인백 한국인권교육원 이사장은 “지역에서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확산하는 일은 시민과 교육·행정·시민사회가 함께 해야 할 공동과제”라며 “앞으로도 인권 친화적 사회를 위한 교육·연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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