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불의에 맞선 용기, 오늘의 발걸음으로"
[제96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
광주 서구 기념탑서 엄수…권오을 장관 등 100여명 참석
AI로 선열들 독립운동 재현…"선배님들 정의로운 기억"
입력 : 2025. 11. 03(월)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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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광주 서구 화정동 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서 열린 제96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강기정 시장 등 내빈들이 학생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시작되어 이듬해 3월까지 전국 320여 개의 학교에서 54,000여 명의 학생들의 참가한 항일 시위운동이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일제의 불의에 맞선 그날의 함성과 외침이 지금 우리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96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3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 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서 엄수됐다.

이날 기념식은 광주에서 일어난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96년 전 청년들의 외침이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다시 이어졌음을 되새기고자 ‘환하게 밝힐, 내일을 꿈꾸며’라는 주제로 열렸다.

기념식에는 독립유공자 유족을 비롯해 권오을 국가보훈장관과 강기정 광주시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학생독립운동 참여 학교의 후배 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일제 치하에서도 ‘대한독립’이라는 빛나는 내일을 위해 투쟁했던 청년·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기억·계승해 오늘날의 학생들이 환하게 밝은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아 진행됐다.

행사는 여는 영상, 국민의례, 주제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학생의 날 노래 합창의 순으로 진행됐다.

여는 영상에서는 ‘학생’과 ‘독립’이라는 글자를 동기(모티브)로 학생들의 비밀결사, 만세시위 장면을 담은 일러스트 영상과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현한 주요 학생독립운동가들의 독립운동 전개 과정이 역사적 흐름에 맞춰 펼쳐졌다.

또 ‘빛나는 발걸음을 따라서’라는 주제공연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후배 학생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임시정부기념관 등 현충시설을 순회,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된 유관순, 김구, 권오설 등의 독립운동가의 애국정신을 배우는 여정을 그려냈다.

이어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한 전국 학교 후배 학생들이 선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와 자신을 꿈을 전하며 미래를 다짐하는 영상이 상영돼 그 의미를 더했다.

권오을 장관은 “일제에 항거한 학생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과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대한민국은 어둠 속에서도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던 선열들의 용기와 희생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선배 학생들이 독립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결연히 나아갔듯이, 후배 학생들도 밝은 내일을 향해 자신의 꿈을 당당히 펼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재영 광주제일고 학생(2년)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일에 대해 학교에서 배웠지만 마음 깊이 와 닿지 못했다”며 “기념식에 참석해 영상을 보며 추모해보니 당시 선배들의 정의로운 목소리가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이후 기념식은 출연 가수와 학생, 참석자들이 ‘학생의 날 노래’를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은 2017년까지 교육부 주관으로 지방교육청에서 개최됐다.

이후 3·1운동 및 6·10만세운동과 함께 3대 독립운동으로 평가받는 역사적 의의를 고려해 지난 2018년부터 국가보훈처·교육부 공동주관인 정부기념행사로 격상해 진행하고 있다.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1월3일 광주에서 시작돼 이듬해 3월까지 전국의 320개 이상의 학교가 참여했다.

5만4000여명의 학생들이 동맹휴교와 시위운동에 나서면서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웠던 항일운동으로, 참여 학생 중 582명이 퇴학당하고, 무기정학 2330명, 강제 전학도 298명에 달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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