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의 과제
송대웅 경제부 차장
입력 : 2025. 10. 30(목) 17:17
본문 음성 듣기
송대웅 경제부 차장
경제의 체온은 ‘소비’에서 드러난다.

요즘처럼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 시기에는 경기의 한기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곳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다.

정부가 지난 28일 광주에서 전국 단위 소비촉진 캠페인인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을 성대히 열며 내수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지만 시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올해 페스티벌은 ‘희망이 되는 소비, 함께 성장하는 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수많은 시민들로 붐볐고 문화공연과 버스킹이 어우러지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행사 기간 동안 지역사랑상품권 할인율은 비수도권 18%, 인구감소지역 20%까지 확대된다.

디지털온누리상품권 충전 시에 추가 환급이 이뤄지고 소상공인 매장 카드 사용액 5만원당 복권 1장을 주는 상생소비복권, 전년 대비 소비 증가액의 20%를 환급하는 상생페이백 등 각종 이벤트도 이어진다.

배달앱, 카드사, 숙박·여행·교통 등 모든 생활 부문이 참여한 대규모 프로모션이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 혜택’이 소비심리를 근본적으로 살리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크다.

높은 금리와 물가 부담, 실질소득 정체가 맞물리며 할인행사에도 ‘지출은 조심스럽다’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정부는 매년 대규모 세일행사로 소비를 북돋우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건 일시적 호황일 뿐이다.

지역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효과 역시 아직 뚜렷하지 않다.

때문에 필요한 것은 ‘일회성 할인’이 아닌 소비를 향한 ‘지속 가능한 신뢰’다. 좋은 제품과 합리적 가격, 그리고 지역경제가 함께 살아나는 구조가 뒷받침돼야 소비가 돌아온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번 축제가 단순한 판촉행사로 끝나지 않고 소비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광남일보
취재수첩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