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공간 아닌 작품 판매하는 곳"…본래 목적 상기를
■‘2025 광주국제아트페어’에 가보니
개별 작가 이해 어려움·지자체들 활성화에 노력을
수준 향상·색채 화려·미술축제…실제 구매는 주춤
페이퍼 갤러리 점차 청산·창고부스 필요 등 지적도
입력 : 2025. 10. 26(일)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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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광주국제아트페어’ 전경.
빛고을미술시장을 표방하는 ‘광주국제아트페어’가 지난 23일 개막, 26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 A·B·C홀에서 4일 동안 진행됐다. 사진은 ‘2025 광주국제아트페어’ 전경.
빛고을미술시장을 표방하는 ‘2025 광주국제아트페어’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 A·B·C홀에서 성황리 열렸다. 올 광주아트페어는 이미 전시 개막 전 공표됐듯 일본·프랑스·중국 등 총 11개국 94개 전시 부스, 600명 작가, 출품작 4400점 규모로 진행됐다.

전시장에서 많은 시민 관람객들과 작가, 화랑 및 갤러리 관계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북적북적 했지만 판매는 영 신통치 않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현장에서 만난 작가와 화랑 관계자 일부는 아트페어에 진심어린 조언 혹은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광주에서 오랜 동안 전업화가로 살아온 중견의 한 화가는 개별 작가들에 대해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 본 결과 잘 되는 부스는 잘 되는 것 같다는 그는 아트페어가 화랑 부스 중심이지만 그래도 옛날에는 작가부스로 나오면 해당 작가에 대해 깊이있게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여러 작가들이 함께 출품돼 부스에 걸리니까 한 작가를 깊이있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화랑 측에서 보면 작품을 판매해야 하니까 여러 작가나 소장품들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이해를 하면서 이같은 의견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광주 지자체장들이 자기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해줘 고맙지만 조금 더 활성화하는데 힘을 보태주기를 희망했다.

또 오랜 동안 해외에 머물다 최근 국내에 들어와 안착한 젊은 작가는 아트페어 표를 뿌리다보니 ‘방문객들이 마실 나오듯 방문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트페어 본연의 성격이 두드러지기보다는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의 큰 전시같은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쉬웠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페이퍼 갤러리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여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점차 페이퍼 갤러리는 정리 수순을 밟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개진했다. 작품을 구매하는데 관심이 없어 보이는 방문객들이 관광객들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아트페어는 전시를 하는 곳이 아니라 철저히 작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갤러리의 한 대표는 코로나 19 이전에 참여한 이력이 있어 올해 아트페어와 비교를 하며 설명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작가부스도 존재했었으며, 작품 수준도 그리 높지 않았고 판매 역시 잘 안됐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예전에 비해 작품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점은 고무적 현상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유럽에서 온 한 작가는 먼저 정말 색채가 화려하고 예향의 특징이 드러나는 것으로 언급했다. 광주를 연고로 활동하는 작가들 개인마다 취향이 있는데다 이미지와 화려한 색채가 한꺼번에 터지는 미술축제 같았다는 이 작가는 광주아트페어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친구같은 아트페어’의 느낌이 강했다는 점을 잊지 않았다. 다른 페어를 가면 경계의 느낌이 있지만 광주는 무언가 감싸안은 정이 느껴졌다. 이에 반해 손님들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 점은 이해하는데 작품들이 너무 많이 걸려 시선이 분산되거나 색채상 조화가 전혀 안되는데 나란히 걸린다거나 하는 등은 조금 시정돼야 할 점으로 밝혔다. 아울러 전시장이 똑같은 파티션으로 ‘닮은 꼴 부스’만 나열되다보니 단조로웠다. 전시장 안에 창고부스 같은 것이 하나 있었으면 설치적으로 개인전 하듯 보여져 조금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었지 않았겠냐는 생각도 내비쳤다. 학교에서 배울 때 캔버스 안에서 작품이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벽에 내 걸리는 것까지가 완결 개념으로 배웠기 때문에 창고부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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