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의 언어…생동감있는 삶의 가능성 모색
■‘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 앞으로
30일∼11월 2일 용봉동 주전시동
‘너라는 세계’ 주제·4개 전시관
19개국 429명·작품 163점 출품
입력 : 2025. 08. 21(목)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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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제
··포용디자인의 가능성 탐구 주력

··챌린지·도시철도 프로젝트 등도

··개막식 29일 오후 6시 전시관 광장



‘너와 나는 다르지만, 우리의 다름이 만나서 비로소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디자인이 우리 모두를 끌어 안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디자인적 담론을 던진다. 디자인적 담론의 한 가운데에는 이번 디자인 비엔날레의 주요 키워드인 ‘포용디자인’이 중심에 자리한다. 이 포용디자인은 단순히 형태와 기능을 넘어 사회적, 문화적, 감성적 요소까지 아우르며, 이를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존중받는 포용사회를 만들어낸다는 가치가 설정된다.

특히 포용디자인은 더 이상 특별한 누군가를 위한 배려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일상의 언어가 돼야 하며, 개인의 경험을 넘어 사회 전체의 활력이자 산업의 새로운 동력, 나아가 국가의 미래 비전으로 확장될 수 있는 촉매제로서 포용디자인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런 키워드를 모토로 오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65일 동안 광주시 북구 용봉동 주전시관에서 ‘너라는 세계: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YOU, THE WORLD-How Design Embraces Humanity)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전시에는 19개국 429명, 84개 기관·단체, 작품 163점이 출품된다. 올해는 9월 런던디자인쇼 등 굵직한 디자인 행사가 집중되면서 그것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오는 30일로 당겨 열린다.

전시 구성은 크게 1관부터 4관까지 4개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먼저 제1전시관에서는 ‘포용디자인과 세계’가 구현된다. 포용디자인이 제안하는 네 가지 관점을 만나볼 수 있다. 문화적·사회적 장벽을 넘어서는 발상, 다양한 배경과 분야의 협업을 통한 공존, 관용의 태도로 사회적 가치를 넓히기, 열린 사고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등이다.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포스터
다니 클로드의 세 번째 엄지손가락 사용 예시(제4관 포용디자인과 미래)
또 세계 여러 나라들이 실천해 온 포용디자인의 흐름과 실제 사례, 디자인 교육기관의 실험적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이 어떻게 공공공간과 사회를 변화시키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이어 제2전시관에서는 ‘포용디자인과 삶’이 다뤄진다. 세 가지 관점으로 구성된다. 개인의 다양한 삶을 세심하게 돌볼 ‘나를 위한 디자인’을 비롯해 가정과 일터 같은 공동체를 조화롭게 할 ‘나와 우리를 위한 디자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할 ‘나와 사회를 위한 디자인’ 등이다. 디자인이 만들어내는 변화와 따뜻하고 생동감있는 삶과 사회의 가능성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다 제3전시관에서는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가 펼쳐진다. 이 공간에서는 ‘모두를 위한 이동성’이라는 주제로,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시스템과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보여준다. 개인과 공동체를 위한 혁신적 이동수단, 자율주행차와 대중교통의 창조적 사례, 포용적 교통 인프라를 직접 보고 체험하며 새로운 이동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이와함께 광주 지하철 20주년을 기념해 이 지역의 디자인 학생들이 재해석한 포용적 지하철역 디자인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제4전시관은 ‘포용디자인과 미래’가 실현된다. 이 전시관에서는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공존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연, 웰빙’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래 기술과 디자인이 만나는 지점을 다층적으로 조망할 방침이다.

전시 관람을 한층 더 알차게 뒷받침할 연계 프로그램과 72시간 포용디자인 챌린지가 마련된다.

연계 프로그램으로 국제 포용디자인 심포지엄이 오는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진행된다. ‘함께 디자인하고, 함께 살아가다’라는 주제로 국내외 최고의 포용디자인 전문가, 디자이너, 연구자들이 주제별 심포지엄을 통해 현시점에 필요한 가치와 포용디자인의 전략과 역할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세계 모든 디자이너에게 전하는 포용디자인의 가이드가 될 ‘광주포용디자인매니페스토’도 공표될 복안이다.

다니 클로드의‘세 번째 엄지손가락 (Dani Clode Third Thumb,제4관 포용디자인과 미래)
울산과학기술원의 래미(제4관 포용디자인과 미래)
팽민욱의 Sushi From 2053(제4관 포용디자인과 미래)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릴 용봉동 주전시관 전경.
아울러 ‘함께 만드는 포용의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이뤄질 72시간 포용디자인 챌린지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3일간 세계 각국의 디자인 전공 대학(원)생들이 광주에 모여 전담 튜터의 지도 아래 팀별 과제를 수행한다. 참가자들은 다국어 자료와 픽토그램을 활용한 포용적 길찾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공공디자인, 노약자와 장애인,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밖에 광주 도시철도 포용디자인 프로젝트가 시민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20년 넘게 광주 시민들의 발이 돼온 광주 지하철이 포용디자인의 개념을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와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주도하며 장애 유무, 신체 조건, 국적과 언어 등 문화와 상황적 배경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하고 쉬우며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모델을 재구성한다.

광주 지하철의 주요 정거장이자 교통량이 가장 많은 광주송정역을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통한 문제점 발굴, 사용자 분석, 창의적인 아이디어 도출 과정을 거쳐 포용디자인 기반의 지하철역 공간을 구상한다. 이 프로젝트의 모델은 3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입장료는 보통(개별), 단체 할인, 특별 할인 등으로 구분, 1만6000원에서부터 1000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연령 등에 따라 적용된다.

최수신 총감독은 “차별과 소외의 벽을 허물고, 갈등과 간격의 골을 메워가며, 포용과 포옹의 언어이자, 공존과 배려의 몸짓으로 디자인이 우리를 하나로 이어준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바로 이런 디자인의 힘을 보여주는 장”이라면서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이 도시의 포용적 정체성이야말로 세계를 향해 포용디자인의 화두를 던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무대”라고 밝혔다.

한편 개막식은 29일 오후 6시 전시관 광장 야외 특설무대에서 국내외 내외빈과 미술계 인사,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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