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페퍼스 2024-2025 결산] 두 자릿수 승수 ‘새역사’…최하위 탈출은 과제
구단 역대 최다승점·전 구단 상대 승리 등 금자탑
리시브 효율 24.19%로 7위…세트 강화 보완점도
리시브 효율 24.19%로 7위…세트 강화 보완점도
입력 : 2025. 03. 19(수) 18:24

지난 18일 광주페퍼스타디움(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 배구단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최종 경기에서 장소연 감독이 작전 타임을 맞아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AI페퍼스는 창단 네 번째 시즌을 맞아 환골탈태를 약속, 새 사령탑으로 장소연 감독을 영입한 데 이어 새로운 코치진 구성과 베테랑 선수 등을 데려오면서 전반적인 전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구단 역대 최다승과 승점, 창단 첫 전 구단 상대 승리 등 굵직한 기록들을 써내려갔다. 특히 올 시즌 목표로 삼았던 ‘두 자릿수 승수’를 위해 선수단이 똘똘 뭉치면서 구단 첫 ‘11승’이라는 새역사 또한 작성했다.
창단 이래 최고의 한 해를 보낸 AI페퍼스의 올 시즌에 대해 살펴본다.
△두 자릿수 승수 달성…다양한 신기록 질주
AI페퍼스는 올 시즌 역대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전반기에만 구단 역대 최다승(6승)과 승점(19점)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고, 후반기에도 5승을 추가하면서 11승 25패 승점 35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2021-2022시즌 V리그에 합류한 이후 3승(28패·승점 11), 2022-2023시즌 5승(31패·승점 14), 2023-2024시즌 5승(31패·승점 17)에 머물렀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특히 후반기에는 다양한 금자탑을 쌓았다.
1월에 열린 현대건설 배구단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13-25 25-19 26-24)로 승리하며 창단 후 첫 3연승을 따냈다.
올 시즌 목표로 삼았던 두 자릿수 승수는 5라운드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달성했다. 지난달 19일 정관장 배구단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5-23 25-13)으로 승리하면서 구단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10승을 기록했다.
이어 이달 11일에는 흥국생명 배구단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5-26 14-25 25-20 27-25 15-12)로 리버스 스윕을 거뒀다. 올해 흥국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에게 모두 승리를 거뒀던 AI페퍼스는 이날 전 구단 상대 승리 또한 달성했다. 이는 창단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이러한 성과는 창단 4년차를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이룬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AI페퍼스는 올해 제4대 사령탑으로 장소연 감독을 영입했다. 이후 베테랑 지도자인 이용희 수석코치를 비롯해 신으뜸 코치 등을 영입하며 새로운 코치진 구성을 마쳤다. 또 흥국생명으로부터 세터 이원정을 데려왔고, FA기간에는 11시즌 간 리그 경력과 국가대표 경력 등을 보유한 베테랑 리베로 한다혜를 영입했다. 특히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는 최장신(196㎝) 미들블로커 장 위(29·중국)를 품었다. 외국인 선수로는 바르바라 자비치를 영입했지만, 그의 부상과 부진으로 재빠르게 교체하는 결단까지 보여줬다.
이는 구단 역대 최다(연)승·승점, 창단 첫 전 구단 상대 승리 등 이어졌다. 다만 순위에서는 4년 연속 리그 7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리시브 한계 노출…공·수 연결 강화해야
앞으로 AI페퍼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했다.
먼저 창단 이후 가장 약점으로 꼽혔던 리시브 문제를 풀지 못했다. 리시브 리그 7위(시도 2914회·정확 887회·리시브효율 24.19%)를 기록, 배구의 기본이 되는 수비에서 여전히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터와 공격진의 원활한 연결을 판가름하는 세트 역시 리그 7위(시도 5110회·성공 1681회·세트당 평균 11.84회)로 가장 낮았다.
장소연 감독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팀적으로 보면 분명 아쉬운 점이 많다. 세터가 불안정한 부분도 있고, 리시브 역시 흔들렸다”며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단순해지고, 공격로가 쏠려 득점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모습도 분명 있었다.
장 감독은 “승수를 챙기면서 발전했던 모습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뒷심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면서 기울었던 경기를 여러 차례 역전해 냈다. 이런 부분들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다만 중간중간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더 단단해졌다”면서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올해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순위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다음 시즌에는 더 노련하게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팀 분위기 변화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장 감독은 “박정아 선수가 주장을 맡으면서 그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나름의 고충이 있었을 텐데 불평 없이 잘 따라줬다”며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영입했던 한다혜 선수 역시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개근했을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들이 열심히 하고 후배들이 잘 따라줬기에 팀 전체적으로 성장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다음 시즌 보완해야겠지만 그런 분위기는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팬들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장 감독은 “프로는 결국 팬이 있어야 한다. 다들 많은 기대를 해주셨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 있을 거다. 저도 느끼는 바가 많다”면서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응원해준 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다음 시즌은 더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