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들불처럼 번지는 분노
광주·전남 시민사회·원로·종교계 등 시국선언 ‘봇물’
삭발·단식농성 돌입…‘국민의힘 해산’ 목소리도 거세
입력 : 2024. 12. 09(월) 18:36
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주 기초·광역의원들이 윤석열 탄핵 촉구 공동 성명을 발표한 뒤 삭발식을 갖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12·3 비상계엄’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광주·전남 정치권과 시민사회, 원로, 노동계, 종교계 등 각계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 삭발까지 감행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각급 기관장, 대학 총장, 종교 지도자, 5·18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등이 참여한 광주시 연석회의 참가자 일동은 9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대통령 탄핵과 즉각 구속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강기정 시장은 이 자리에서 “1980년 5월을 함께 이겨냈듯 지금의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단결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오는 14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도록 시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광주지역 광역·기초의원도 5·18 민주광장에서 ‘윤석열 즉각 탄핵, 민주당 광주 지방의원 행동선언’을 개최했다.

행동 선언에는 광주시의원, 광주 5개 기초의원, 핵심 당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목숨으로 지켜온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며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윤석열의 즉각 탄핵’을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를 불법적으로 동원해 주권자 국민을 공격한 윤석열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윤석열을 보호하고 있는 반헌법 정당인 국민의힘의 정당 해산을 목표로 국민과 함께 싸워 나갈 것이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결연한 의지 속에 삭발식도 진행됐다. 삭발은 서용규 광주시의원, 문선화 동구의원, 안형주 서구의원, 신종혁 남구의원, 오영순 남구의원, 정달성 북구의원, 김영순 북구의원, 박해원 광산구의원이 참여했다.

민주당 소속 광주지역 지방의원들은 이날 행동선언을 시작으로 윤석열 탄핵을 위한 투쟁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군사정권 당시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광주지역 원로들은 이날 전일빌딩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불법 계엄’과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론’을 싸잡아 규탄했다.

민주화운동 원로들은 시국선언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구속하고 한동훈과 한덕수는 제2의 쿠데타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내란 동조 반국가정당임을 스스로 드러냈다”며 “‘내란 정당’ 국민의힘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 등 4개 종단 소속 전남 함평지역 종교인들도 시국선언 발표에 동참해 “내란 혐의 피의자 윤석열의 탄핵이 국민의힘 반대로 가결되지 못했다”고 규탄했다.

종교인들인 “국민에게 선전포고한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며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은 마땅히 스스로 물러나거나 탄핵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이날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은 헌법을 유린하며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절차를 가로막았다”며 “내란공범인 국민의힘은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지역 정치권도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요구했다.

전남도의회 소속 민주당·진보당·정의당 의원 등 59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이고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계엄령 선포로 국민의 피와 땀으로 쟁취해 낸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며 탄핵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해산을 촉구했다.

도의원들은 이날 오후부터 전남도청 앞 사거리에서 1인 시위와 단식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진보당 전남도당은 앞서 이날 오전 전남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즉각 체포를 주장했다.

진보당은 “지금 당장 국가수사본부는 윤석열을 체포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공범 처벌도 신속히 추진하는 것이 내란 사건을 수습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전남도당도 성명을 내고 “한덕수는 윤석열 친위쿠데타의 공범이고 한동훈과 국민의힘 역시 탄핵을 반대하고 방해한 내란 부역자들”이라며 “당장 국정농단과 제2의 내란 획책을 중단하고 탄핵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윤석열정권퇴진 광주비상행동은 오는 14일 오후 4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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