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국어로 가족과 이야기할 수 있어 기뻐요"
[결혼이민자 역량강화지원교육 가보니]
광주동구가족센터, 말하기·쓰기 프로그램 진행
일본·우즈베키스탄 등 11명 배움·열정 ‘한가득’
입력 : 2024. 10. 09(수) 18:09
지난 8일 2층 프로그램실에서 결혼이민자 역량강화지원 교육 수강생이 문제에 대한 답을 적고 있다.
“처음에는 한글을 몰라 난감했는데 이젠 가족들과 자신 있게 소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8일 오전 10시 광주 동구 학동 광주동구가족센터 2층 프로그램실.

결혼이민자 역량강화지원교육의 하나로 마련된 토픽Ⅱ 쓰기 프로그램에는 결혼이민자 11명과 한국어 강사 2명, 동구가족센터 직원 2명 등이 함께 참여했다. 일본,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키르키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이민자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교육에 참여했고, 이들은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30~50대 여성이었다.

교육은 초급반·중급반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한국어 중급반 수업은 양정란 한국어 강사의 9일 한글날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시작됐다. 수업은 모두 한국어로 진행됐다.

결혼이민자들은 받침 쓰는 법, 문법, 표현 등이 담긴 토픽 책과 유인물을 세심하게 살펴봤다.

강사는 예상하지 않은 상황이 일어날 때 쓰는 표현을 이해하기 쉽게 칠판에 적었고, 수강생들은 행여 강사의 말을 놓칠세라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하거나 귀를 쫑긋 세우고 꼼꼼하게 메모했다.

강사는 ‘새로 나온 휴대전화가 비싼데도 아주 잘 팔려요’, ‘텔레비전이 고장 나서 두 번이나 손봤는데도 또 화면이 안 나와요’ 등의 문구를 보여주며 선창하고 수강생들은 따라 읽었다.

이후 10분 간 글쓰기와 말하기 연습으로 이어졌다. 수강생들은 질문지에 대한 답변을 적었고, 글을 쓰거나 어려운 단어가 있으면 휴대전화를 보거나 강사에게 질문을 했다.

이민자들은 시험을 보거나 가족과의 원활한 소통을 목표로 한글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2020년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트나라씨(31·여)는 “한국 들어오기 전에 6개월 한글 공부를 하고 왔지만 아직 받침, 글쓰기가 힘들다”며 “올해 3월 토픽 3급을 받았다. 토픽 등급 상향과 한국어 강사를 목표로 매일 복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바타 마미씨(42·여)는 “남편이 화가 나면 한국어로 말한다. 때문에 한글이 무섭고 낯설지만 센터 교육 덕분에 친구도 사귀고 언어를 배울 수 있었다”며 “아직 말이 서툴지만 가족과 한국어로 소통하려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강의가 끝나자 한 이민자는 강사에게 다가가 자녀 생활, 교육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양정란 강사는 “대부분의 결혼이민 여성들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말의 꼬리가 없을 때 교정해주고, 공통적인 의사소통에 공감해준다.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즐겁고 보람차다”고 언급했다.

전성남 광주동구가족센터장은 “강의가 진행될수록 이민자의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다문화사업,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해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난 8일 광주동구가족센터 2층 프로그램실에서 결혼이민자 역량강화지원교육에 참여한 수강생들의 모습.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양홍민 인턴기자 yhb9792@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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