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80년 5월 보도 관련 ‘44년만의 공식사과’
김낙곤 사장, 창사 60주년 기념식서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 국민께 죄송"
"언론으로서 광주학살 비극 막지 못해…미진한 5·18 진상규명에 정진"
"언론으로서 광주학살 비극 막지 못해…미진한 5·18 진상규명에 정진"
입력 : 2024. 10. 08(화) 18:25




김낙곤 광주MBC사장은 8일 오후 3시 각계 각층의 시청자 대표와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튜브로 생중계된 창사 60주년 기념식에서 44년만에 사과했다.
김낙곤 사장은 “당시 언론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고 광주학살의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에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 그리고 국민에게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비록 그동안 말은 하지 못했지만, 광주MBC 구성원들은 광주MBC가 시민들에 의해 불에 탄 바로 그 직후부터 사죄의 마음을 간직한 채 남들보다 5.18 보도와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제작에 더 진심으로 노력해 왔다”라며 “열과 성을 다해 5·18 진실 찾기에 남들보다 더 진정성이 있었기에 오늘날 지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창사 60주년인 오늘을 계기로 “미진한 5·18 진상규명과 부족한 광주정신의 보편화를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며 “어느 무소불위의 권력일지라도 굴하지 않고 언론의 양심을 지켜나가겠다.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사명을 다하고 진실과 정의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1980년 5·18 당시 정부의 감시 아래 놓여 있던 언론이 책임을 반성하고 공개적인 사과를 한 것은 보기 드문 일로 꼽힌다.
한편 광주MBC는 1980년 5월 19일 당시 저녁 7시 텔레비전 로컬 뉴스를 폐지하고 서울 뉴스를 수중계했으며, 라디오 음악프로그램도 건전가요나 가곡을 선곡했다. 이날 저녁 전남북 계엄분소에서는 군중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무마용으로 광주 소재 각 방송사에 계엄분소장의 발표문을 방송하도록 했다. 언론 검열관은 보도 책임자 집으로 전화를 걸어 “장군들께서 방송국의 협조가 형편없다”고 한다면서 협박했으며, 이날 서독 분데스리가 프로축구 화면에는 자막으로 발표문이 나갔다. 이후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1980년 5월 20일 밤 궁동에 있던 광주MBC는 불길에 휩싸였다. 시민들은 “계엄군 물러가라” “관제언론 MBC를 불태워라”라며 진실을 외면하는 광주MBC를 질타했으며, 이 화재로 사옥이 전소된 바 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