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폭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황한이 학교폭력예방교육센터 대표
입력 : 2024. 07. 23(화)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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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한이 학교폭력예방교육센터 대표
[기고] 최근 정서적 폭력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하는 ‘조용한 희망’이라는 드라마를 접하게 됐다. 조용한 희망은 20대 초반의 엄마(알렉스)가 딸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와 힘겹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알렉스는 성장과정에서 아버지의 폭력을 경험하면서 심리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본인이 출산한 아이의 아버지(동거남) 또한 직접적인 신체적인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집안의 물건을 부순다던지, 혼자서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던지, 아이와 알렉스를 두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방임을 하는 등 정서적 폭력을 일삼아왔다. 20대인 알렉스는 그러한 상황이 폭력인지 아닌지 혼란스러워하다가 아이와 정서적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홀로서기를 선택한다.

정서적 폭력은 언어적인 폭력, 사람과의 사이에서 감정적인 상처를 주거나 힘듦을 주는 행위로, 신체적이고 물리적인 폭력보다도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를 초래하기도 한다. 근래에 학교폭력 상담 과정에 정서적 폭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지나가는 학생에게 입모양이나 손등을 이용해 상대를 무시하고 깔보는 행동을 한다든지, 피해학생 만 모르게 하는 것처럼 일부러 들리게 뒷담화를 하거나, 네 잘못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조롱과 비꼬는 말, 모욕적인 언어, 가스라이팅, 통제하기 위한 위협적인 말 등이 정서적 폭력에 해당하며, 다양한 손동작이나 몸짓, 표정, 언어폭력의 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정서적 폭력의 구체적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사용해 그들의 자아나 성격을 공격하는 것으로, 외모나 지능을 조롱하거나 인격을 비하하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그들의 의견이나 감정을 무시하고 방치하는 행동으로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무시당한다고 느끼게 한다.

상대방에게 감정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네가 그렇게 하면 너와 안 놀겠다’, ‘너 왜 카톡을 빨리 안읽어? 예전과 다르다, 바로바로 읽어줘’라며 본인의 감정에는 충실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조종하거나 통제하려는 경우, 실제로는 상대를 비난하고 깔보면서도 속마음과 다르게 겉으로는 지지하는 척, 친한척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다.

친구에게 말을 걸어놓고 정작 다른 친구와 이야기하는 등 피해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명확하게 인식하기 어렵지만 분명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을 하면 아니라고 답하며 웃는다.

정서적 폭력은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정적인 상처나 고통을 주는 행위로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의 감정에 혼란을 주는 것으로, 상처를 입는 사람은 그 사실을 분명히 느끼고 힘들어한다. 이러한 상처는 눈에 띄지 않고 간접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으며, 피해를 당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가하고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고 자신감을 저하시킬 수도 있으며, 신체적 폭력보다 미묘하고 감정적인 면에서의 상처를 초래할 수 있다.

정서적 폭력은 우울, 불안, 자아존중감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래서 정서 폭력은 더욱 심각하게 여겨져야 한다.

그러나 정서적 폭력은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정황만으로 신고하기에 어러움이 있어 교육으로 정서적 폭력이 무엇인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유형의 폭력보다 더 심각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기표현을 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하다.

대화란 서로 주고받는 것이며,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너도 좋고 나도 좋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 한다. 폭력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정서적 폭력으로도 확장돼야 하고 민감해져야 할 필요가 있음을 ‘조용한 희망’을 보며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됐다.
광남일보 g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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