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늘(바람)·휴식,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기본이자 핵심
유민 안전보건공단 광주본부 산업보건센터장
입력 : 2024. 07. 08(월) 19:20
본문 음성 듣기
안전보건공단 광주본부 산업보건센터장 유민
[기고] 산업화 이후 지구 온도가 꾸준히 오르면서 지난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고 한다.

또 올해 3월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전 세계에 폭염 등 기상재해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올 여름에도 강력한 폭염이 올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폭염이 오는 여름은 모두에게 힘든 시기이지만,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이 생명을 위협하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어 예방수칙 준수 및 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6년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전국적으로 180명이 발생했고, 이 중 사망자는 24명이었다. 특히 온열질환자의 90% 이상이 무더운 7∼8월에 집중되고 있어 폭염 상태에서의 지속적인 작업 수행은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건설현장 등 야외에서 작업하는 경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기본수칙은 ‘물, 그늘, 휴식’이다.

사업장에서는 근로자에게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근로자는 작업 중 규칙적으로 물을 섭취해야 한다.

작업자가 일하는 장소와 가까운 곳에 그늘진 장소를 마련해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그늘막은 시원한 바람이 통할 수 있는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가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작업하지 않도록 휴식 시간을 늘리거나 작업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무더위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옥외작업을 최소화하도록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후 작업 개시 전 TBM(Tool Box Meeting)을 추가로 실시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TBM은 보통 작업 전에 관리감독자를 중심으로 작업자들이 모여 작업의 내용과 안전작업 절차 등에 대해 서로 확인 및 의논하는 활동이다.

폭염에 노출되는 옥외작업자는 오전 작업 중 체력 소진 등으로 인해 이상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후 작업 재개 시점에 추가 TBM을 실시, 위험근로자를 파악하고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

실내 작업장이라 하더라도 온열질환은 발생할 수 있다.

구조적 이유 등으로 냉방장치 설치가 어려워 외부 기온에 따라 작업장의 온도가 영향을 받을 때에는 ‘물, 바람, 휴식’의 3대 수칙을 이행해야 한다.

작업장소는 자체적인 관리 온도 범위를 정해 일정 수준 이내로 유지되도록 하고, 온·습도계 비치 및 주기적 온·습도 확인, 냉풍기·이동식 에어컨 등 국소냉방장치 설치 등을 통해 실내 온도를 적정하게 관리해 줘야한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에서는 폭염이 완전히 꺾이는 9월까지 ‘폭염 대비 근로자 건강보호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기상청과 협업해 근로자에게까지 폭염 영향예보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전파체계를 구축하고 건설현장, 대형 유통업체 및 물류센터 등 취약사업장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예방수칙 준수 여부, 취약시간 실외작업 단축 또는 작업시간대 조정 여부 등에 대한 집중 지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달부터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동식 에어컨 등의 폭염 대책설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더위가 극심해지는 7∼8월에는 쿨토시, 쿨타올 등의 예방물품을 옥외작업 근로자에게 직접 제공할 예정이다. 전국에 소재한 근로자건강센터를 활용, 현장에서 직접 건강상담 등을 지원해 주는 ‘찾아가는 건강관리 서비스’도 지속 운영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올해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되고 있다. 해당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업성 질병에는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이 포함돼 있다. 사업장에서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기본이자 핵심 수칙인 ‘물, 그늘(바람), 휴식’이 현장에서 잘 이행되고 작동될 수 있도록 사업주, 관리자 및 근로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올 여름 우리 지역에서는 단 한 명의 온열질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광남일보 gn@gwangnam.co.kr
기고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