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왕생과 현세 고통 치유 기원 담다
난원 정향자 사경 초대전
티벳박물관 5월18일까지
입력 : 2024. 04. 22(월) 13:54
‘관세음보살보문품’
보성 대원사 티벳박물관은 난원 정향자 사경(寫經) 초대전을 지난 6일 개막, 오는 5월18일까지 2층 전시장에서 갖는다.

‘고려예술의 정수 감지금니사경(紺紙金寫泥經)’이라는 타이틀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고려가 남긴 문화유산 중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려불화, 고려청자와 함께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감지금니사경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고려시대에 화려하고 섬세했던 장엄사경은 조선시대에 숭유억불 정책으로 인해 쇠퇴해 갔으며,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왕실에 소장됐던 소중한 사경들은 해외로 유출되는 등 사경의 전통마저 단절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2020년 문화재청에서 전통사경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김경호 사경장이 선정되면서 계승 발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사경 작업은 매우 정교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높은 집중력과 정성이 요구된다. 고려 사경은 국태민안과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고 부모님의 극락왕생, 현세의 고통에서 벗어나 복받기를 기원하며 화려하고 아름답게 제작됐다.

이런 가운데 정향자 작가는 2007년 김경호 사경장으로부터 전통사경을 사사했으며, 전라남도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서예문화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서예·미술대전 심사위원, 호남대 미술학과 강사 등을 역임했다. 2021년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로부터 천공증서를 받았으며, 중앙승가대 전통사경 초빙교수에 이어 한국미술협회와 한국사경연구회 및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등의 회원, 대한민국사경진흥회 대표와 난원전통사경연구원 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정 작가는 사경전 자료집을 통해 광주시는 사경 1700년의 역사상 성지 중의 성지의 근거로, 국보 제196호 ‘신라 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 사성기를 들었다. 사경 제작에 참여한 11명 가운데 무진이주(광주시)에서 5명이 선발된 것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신라 백지묵서의 필사가 이 지역 사람의 손에 의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광주를 예향으로 부르는 근원은 바로 ‘신라 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 사성기에 있다”면서 “문화재청이 사경의 중요성을 인식해 2020년 사경장을 선정하고 전통사경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듯이 광주시도 사경장을 선정하고 지방문화재로 지정해 전통사경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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