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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균수 칼럼/ 전공의 사직투쟁
주필

2024. 02.25. 16:36:0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됐다. 의사들의 집단행동 중심에는 일반 의사들에 비해 아직 직장 선택이 자유로운 전공의들이 있다.

전공의는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받는 인턴 및 레지던트를 말한다. 인턴은 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으로서 1년 간 임상 각 과목의 실기를 수련하는 사람이고, 레지던트는 인턴과정을 이수한 사람이 특정한 과목을 전공으로 수련하는 사람이다. 레지던트의 수련 기간은 대체로 4년이며, 가정의학과 등 일부 과목은 3년이다.

전공의들은 대학병원에서 환자 담당(주치의)에서 수술 보조까지 다양한 의료 업무를 수행한다. 전공의가 없으면 대학병원의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전공의들이 지난 20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한 뒤 출근하지 않는 ‘사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법은 의료대란이 우려될 경우 정부가 병원을 이탈한 의사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피하는 방법으로 아예 사직서를 제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법조계와 의료계 안팎에서는 사직서를 낸 전공의도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의사이자 법학박사이기도 한 권용진 서울대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23일 SNS에 올린 ‘전공의 선생님들께’로 시작하는 글에서 “전공의 중 상당수가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병원으로 돌아와 더 나은 정책 대안을 갖고 정부와 대화하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권 교수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사직서 제출 후 바로 병원에서 나갔다는 것이 중요한 쟁점”이라며 “단순한 사직으로 해석하기보다 목적을 위한 행위로 해석해 의료법상 행정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행정처분 기록은 의업을 그만둘 때까지 따라다닌다는 점도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권 교수의 시각에 동조하는 견해가 많다. 수련병원이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1개월이 지나서야 사직서 제출 효력이 발생한다는 근거에서다.

법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의 사직투쟁이 장기화 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 지역 3차 진료기관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는 예약진료가 거의 사라졌고, 수술 역시 중증 환자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다.

병실 가동률도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병실을 비우기 시작하면서 평소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응급실도 중증 환자 위주로만 받는 사실이 널리 펴졌고, 응급차량도 처음부터 2차 병원 응급실로 환자를 이송하면서 평소보다 찾는 이가 줄어든 상황이다.

병원들은 전문의들과 진료 보조간호사(PA) 등을 대거 투입해 정상 진료를 이어갈 방침이지만, 전공의 공백 사태가 이대로 지속되면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전공의 업무 상당수가 간호사들에게 전가되는 일까지 빚어지는 등 현장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처럼 의사들이 집단행동으로 의료 인력 확대를 가로막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고 한다. 실제 일본은 지역 의료 수요를 추계, ‘지역 틀’을 적용해 지난 10년간 의사 인원이 4만 3천 명가량 늘었지만 집단행동과 같은 의사단체 반발은 없었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의대 정원을 연내 5천명 이상 증원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의사는 없었다는 게 토마스 슈테펜 독일 연방보건부 차관의 얘기다.

국민 당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의사들의 반발은 국민의 여망을 외면하는 집단이기주의일 뿐이다.

특히 전남의 열악한 의료상황은 국민으로서 가질 수 있는 생명권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전남 인구 1000 명당 의사 수는 1.7명으로 OECD 국가 평균 3.7명, 대한민국 평균 2.5명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중증 응급환자 전원율은 9.7%로 전국 평균인 4.7%의 2배를 넘는다.

환자들을 방치 하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의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위험한 행동이다.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전공의들은 조속히 병원으로 복귀해야 한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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