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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만하다'의 의미
이산하 지역사회부 차장대우

2024. 02.21. 19:50:38

[취재수첩] ‘원활하다’, ‘원만하다’는 국어사전에서 ‘모난 데가 없이 부드럽다’, ‘일의 진행이 순조롭다’로 정의하고 있다. 어떠한 일이 잘 풀리거나, 잡음 없이 진행됐을 경우 흔히 사용된다.

최근 광주 북구의회에서는 의사일정 수립과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다.

북구 공무원 노조에서는 ‘비리 공화국에 이어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일당독식 광주 북구의회’란 제목의 논평을 내고, 구정 질문 일정과 결산검사 일정 조율 과정을 비판했다.

북구의회에서는 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북구청과 ‘원만한 협의’를 거쳐 의사일정을 세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원만한 협의를 거쳤다는 의사일정 수립은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워졌다.

우선 북구청과 원활한 협의를 통해 일정을 조율했다는 결산검사의 경우 담당 부서에 3월 29일과 4월 1일 중 고르라는 2개의 선택지만 준 것으로 전해진다. 중간에 총선 일정이 있음에도 담당 부서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4월 말은 의회의 일정이 있어 어렵다”는 의견만 건넨 뒤 일정을 협의했다고 하는 게 과연 원활한 협의인지 의문이다.

구정 질문은 더욱 가관이다.

북구의회는 지난해 12월 연간 의사일정을 수립한 뒤 지난 1월 12일 의장단-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를 갖고, 각 상임위별 간담회를 통해 구정 질문 일정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의견 수렴일인 1월 24일 제291회 임시회 첫날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운영위원장이 구정 질문을 3월로 확정했다고 발표해버리면서 발생했다.

5월 구정 질문을 준비하고 있던 의원들은 분개했고, 상임위별 간담회를 잡아놓은 한 상임위원장은 ‘나를 치매 환자로 만들었다’고 분노했다. 경제복지위원회는 단톡방에 상임위별 간담회 일정을 공지하기도 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향후 의장단-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 속기록을 남길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운영위원장은 “의원들 사이의 해석 차이가 있었을 뿐, 공식적인 구정 질문 일정은 3월이다”고만 주장한다. 상임위원장들의 분노를 의원들 사이의 논쟁으로만 정리해버리는 꼴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북구의회는 전체 의원의 입장인지, 몇몇 의원의 입장인지 명확히 하지 않고 원활하게 의사일정이 세워졌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다수의 의견에 편승하기보다 북구의원 각자가 ‘원활하다’와 ‘원만하다’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때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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