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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균수 칼럼/ 햇빛·바람 연금
주필

2023. 12.03. 17:02:12

신안군의 ‘햇빛연금’ 지급액이 100억 원을 돌파했다. 2018년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정책’이 발표되고 2021년 4월 주민들에게 햇빛 연금 지급을 시작한 이후 3년도 채 되지 않아 이룬 성과다.

햇빛연금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의 다른 말이다.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집적화 단지로 유치해 그로 인한 개발수익을 마치 연금처럼 사업자와 주민이 나눠 가진다는 의미이다.

신안군은 지난 2018년 10월 지역민과 태양광 사업자가 신재생 에너지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다.

태양광 개발이익을 사업자가 모두 갖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나누는 게 조례의 핵심이다. 이 조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위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거부 반응을 해소시켰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초기만 해도 주민들의 반발이 많았다. 소음 유발은 물론이고 전자파 발생에 따른 위해 등의 논란까지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주민과 개발이익을 공유하면서 주민 반발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반기는 분위기이다.

현재 햇빛연금이 지급되는 지역은 안좌, 자라, 지도, 사옥도, 임자도 등 5곳으로, 총 1만775명의 주민이 지급 받는다. 신안군 전체 인구의 28.26%가 혜택을 받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비금면과 공사 예정인 신의면, 증도면을 포함하면 2024년 이후에는 햇빛연금 지급대상자가 신안 주민 전체의 45%에 달하게 된다. 신안 주민 절반 가까이가 내년부터 햇빛연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햇빛연금 지급액은 2021년 첫 지급 시 17억원 규모로 출발해 지난해에는 36억원, 올해 3분기까지는 47억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햇빛연금은 인구 소멸 위기의 대응책으로도 평가를 받고 있다. 햇빛연금 도입 이후 인구 고령화와 지방소멸 위기 고위험군에 포함된 신안의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이후 7년만으로 햇빛 연금을 받는 지역을 중심으로 248명이 증가했다고 신안군은 전했다.

바다로 둘러싸인 신안은 햇빛 외에도 바람의 지역이기도 하다. 풍력을 이용한 또 다른 연금이 ‘바람연금’ 이다.

신안군은 2030년까지 8.2GW 풍력발전단지 설치 및 운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발전사업허가 2.4GW를 완료했고, 내년 초 99MW 발전단지 1개소 착공을 앞두고 있다.

때마침 전남도가 최근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에 장애물이었던 규제들을 제거하는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사업 추진에 날개를 달았다.

해상풍력 단지 개발에 걸림돌이 돼온 규제는 군 작전성 협의 기준, 공동접속설비 구축을 위한 습지보호구역 내 가공 송전선로 불허, 지방공기업의 타 법인 출자한도 제한 등 세 가지이다.

우선 국방부는 레이더 차폐 발생 우려로 해상풍력발전기 높이를 500ft(152m)로 제한, 대형화 추세인 해상풍력발전기 보급을 불가능하게 했다.

도는 각종 규제 관련 회의에 참석해 이 문제를 쟁점화해 결국 해상풍력 해소 방안을 내년 2분기까지 마련하겠다는 국방부 계획을 이끌어냈다.

또 현행 법령상 습지보호구역에서는 해저송전선로 외에는 공동접속설비 구축을 위한 가공송전선로를 설치할 수 없으나 관계 부처와 환경단체와의 잇따른 접촉을 통해 공사기간과 가성비, 그리고 생태계 보호 등을 지속 설명했다. 그 결과 해양수산부는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가공선로의 경우에 설치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습지보전법 시행령’을 2025년까지 개정하기로 했다.

지방공기업의 타 법인 출자한도 제한의 경우도 전남도가 지속 건의한 끝에 정부는 결국 해상풍력 등 중요 사업에 대해 지방공기업의 타 법인 출자한도를 현행 10%에서 25%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대로 8.2GW 사업이 완료되면 군민소득으로 연간 3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 따른 기업유치 및 일자리 창출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3000억원이면 군민 1인 당 600만원에 달하는 돈이다.

신안에 주소를 두고 사는 것만으로 1년에 햇빛·바람 연금으로 1천만 원에 달하는 소득을 올릴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소득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공유정책은 신안의 섬 지역 인구 유입에도 큰 보탬을 줄 것이다.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살고 싶은 지역으로 바꾸고 있는 신안군의 ‘햇빛·바람연금’ 정책을 응원한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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