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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운영은 준공영제로
서금석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장

2023. 09.26. 17:51:59

서금석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장

[기고] 공동주택의 공공성 전환과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동주택관리를 위해 ‘공공관리(준공영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1987년 주택건설촉진법 개정으로 공동주택관리제도가 도입됐다. 무려 36년 전의 일이다. 아파트공화국으로서 공동주택관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미 이뤄졌어야 했지만 ‘관리제도’는 ‘건설촉진’에 밀려 여전히 시대 전환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범시민적인 차원에서 공동주택에 대한 ‘공공관리’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국가 통계 포털 KOSIS에 따르면 광주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곡성군의 인구수(2023년 8월 기준)는 2만6964명이며, 여기에 곡성군 목사동면의 인구수는 1328명이다. 2023년도 7월 현재 대한민국 1인 가구 수가 34.5%이며, 1가구 평균 가구원 수 2.25명이다. 광주시의 평균 한 개의 공동주택 단지가 500여세대 기준으로 볼 때, 공동주택 한 단지는 시골 면 단위 규모라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공동주택은 원칙적으로 주택법과 공동주택관리법 및 시행령 등에 의거해 관리되고 있다. 요지는 공동주택이 사적자치라는 큰 틀에서 입주민들의 자가 부담인 관리비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주택과 다르다.

예를 들어 도시의 단독주택의 골목길 가로등이나 시골 마을에 거미줄처럼 뻗어 이어져 있는 전기 및 상하수도 시설은 지방 정부 예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시 말해 단독주택은 도로·상하수도·전기·가스·통신시설 및 지역난방과 같은 기간시설 운영에 대한 관리 부담이 거의 없거나 그 부담의 정도가 아주 적다는 점에서 자체 부담인 관리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관리해야 하는 공동주택과 다르다.

기간시설에 대한 혜택을 누린다는 점에서 별반 큰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동주택 관리는 사적자치 혹은 소유 관념에 의존해 스스로의 부담으로 관리되는 구조가 돼왔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적자치 혹은 소유 관점의 댓가로 공동주택 관리의 입주민 부담은 지방정부나 국가의 관리 책임을 덜어줬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공동주택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거 공간이다. 광주시의 경우 주택 공급율에서 공동주택은 80%를 육박하고 있다. 공동주택은 이미 공공재로서, 재화의 거래 차원을 넘어서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에 따른 관리 서비스도 공공재로서의 위상을 지녀야 한다.

사실 공동주택의 공공성은 지방자치 정부의 공동주택 지원정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시·도나 시·군·구가 공동주택지원 조례에 근거해 노후 아파트나 우수 아파트 관리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국민의 주거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동주택은 우리 몸으로 따지면 말초신경에 해당한다. 그 말초신경을 관리하는 관리사무소 운영 체계에 대해 사적 자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공성으로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공동주택 관리에서 공공성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지금의 공동주택 관리 현장은 1년 동안에 서너 명의 관리소장이 교체되는 등 비정상적으로 관리되는 단지가 많다. 입주민들 간에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관리소장 한 명이 경리 혹은 시설직까지 겸직하는 단지가 한둘이 아니다. 관리는 적정 인원이 있어야 하지만, 관리 현장은 관리비 감축을 명분으로 인원 배치에 인색하다. 효율적인 관리업무가 사실상 이뤄질 수 없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 문제도 공공성의 부재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 않다. 지나친 소유의 집착이 남긴 ‘사적 자치’의 결과가 갈등을 부추겨 왔으며, 관리의 무풍지대를 만들어냈다. 특히 소규모 비의무관리 단지는 지방 정부의 개입이 절실한데도 불구하고, 지방 정부는 먼 산 불구경하듯 한다.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관리사무소는 이미 준행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관리사무소 없이는 관청의 행정 업무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역 사회의 많은 공공 업무가 관리사무소에 집중되고 있다. 투명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무엇보다도 공동주택은 ‘공공성’ 영역이 돼야 한다. 관리의 사각지대이자 안전의 사각지대인 소규모 공동주택부터 시작하자.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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