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올라야 진짜 무등산 정상 회복이다
여균수 주필
입력 : 2023. 09. 24(일) 17:11
[사설] 광주시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23일 오전 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 개통식을 열었다.

무등산 정상에는 1966년부터 공군부대가 주둔하면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그러다 2011년부터 매년 적게는 2번 많게는 4번 한시적으로 개방했다.

광주시는 무등산 정상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지난해 12월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무등산 정상 상시개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올해 1월 3개 기관의 실무부서로 구성된 ‘무등산 정상 상시개방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시 개방을 본격 준비했다.

그러나 무등산 정상이 군사보호구역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있는 데다 국립공원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 진행에도 수개월이 소요됐다.

게다가 올해 장마 기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장맛비가 쏟아져 40일 이상 공사를 멈추는 등 상시 개방을 위한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런 역경을 딛고 결국 이번에 상시 개방을 이뤄낸 광주시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상시개방 코스는 서석대 주상절리에서 부대 후문 옆을 지나 인왕봉 전망대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왕복코스로 약 390m이며, 탐방로 폭은 1.8m로 탐방객들의 교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부대 후문 옆부터 인왕봉까지 높이 3m, 길이 90m 가량의 가림막이 설치됐는데 이는 군사기밀 보안 유지를 위한 것으로 방문객들에게 군사시설이 노출되지 않기 위한 조치이다.

하지만 무등산 정상이 완전하게 시민 품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인왕봉과 함께 무등산 정상 3봉인 천왕봉과 지왕봉은 여전히 군사시설에 묶여 시민에게 개방되지 못하고 있다. 천왕봉은 무등산의 최고봉이고 지왕봉은 임진왜란 당시 무예를 연마한 김덕령 장군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천왕봉에 오르지 못하면 진정한 의미의 정상회복이라 할 수 없다.

완전한 정상 복원은 군부대 이전만이 답이다. 한 때 논의가 활발했던 군부대 이전이 광주 군공항 이전과 맞물리면서 소원해졌다. 하세월이 필요한 군공항 이전과 별개로 정상의 군부대 이전만이라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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