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이버 명예훼손 갈수록 늘어난다는데
여균수 주필
입력 : 2023. 09. 19(화) 18:21
광주와 전남지역 온라인 공간에서 사이버 명예훼손이 심각하다고 한다. 최근 4년간 무려 4000건에 육박하는 명예훼손이 발생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 발생 건수는 지난 2020년부터 올 8월까지 총 3987건(광주 2035건, 전남 1952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714건, 2021년 1142건, 2022년 1209건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고 올해 8월 기준에만 벌써 922건의 사이버 명예훼손이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 만으로도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명예훼손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 허위사실을 올리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다른 병원 추천 인터넷 게시글에 허위 사실로 악성 댓글을 단 병원 직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기만 하다. 악성 댓글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으나 대부분 벌금형이나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고 있다.

지난 4년간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검거된 사안 중 구속은 전남에서 달랑 2명에 그쳤고, 검거 사범 중 불구속은 2020년 556명, 2021년 693명, 2022년 672명, 올해 8월 기준 607명 등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이버 명예훼손이 심각한 상태이나 이를 근절할 처벌은 매우 미약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조사한 2022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서 가장 두려운 사이버폭력은 신상정보 유출(성인 22.4%, 청소년 34.9%)과 사이버 명예훼손(성인 21.5%, 청소년 22.9%)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명예훼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SNS, 채팅창 한쪽에 경고 문구를 기재하는 등 운영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닥치고 명예훼손에 나서는 몰지각한 누리꾼들을 무슨 수로 막을 수 있겠는가. 누리꾼 스스로 자정 운동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일선학교에서도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및 홍보 등을 병행해야 한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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